중국의 요소 수출가격이 연초 대비 3배가량 치솟은 가운데, 요소 생산 회복세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연초 톤당 300달러 중반대였던 중국의 요소 수출가격은 현재 톤당 900~1000달러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5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톤당 332달러였던 요소 수출가는 5월 중순 이후 오르기 시작 9월 40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팡정선물연구원에 따르면 요소의 국제 가격이 톤당 400달러를 넘어선 것은 8년4개월만이다.
9월 들어서는 처음으로 톤당 500달러를 돌파하더니,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가 시작된 10월 들어서는 600달러와 700달러를 연거푸 넘어서며 가파르게 올랐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10월11일 요소를 비롯해 29종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방식을 변경한다고 공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별도의 검역, 검사 없이 수출이 가능했던 요소를 비롯해 칼륨비료, 인산비료, 질산칼슘 등이 10월15일부터는 반드시 출입국검험검역기관의 검역의 거쳐 통관단을 발급받아야 수출이 가능해졌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에 우선적으로 해당 품목을 공급하기 위해 사실상 수출제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중국 내 요소 생산 감소는 ‘탈탄소’와 밀접하다. 중국 정부의 탈탄소 정책 추진 과정에서 기존 화석연료 발전 설비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면서, 화학비료의 주요 생산원료인 석탄, 천연가스 등의 생산도 줄었다. 이에 해당 자원의 가격이 급등했고, 여기에 최근 중국 내 전력난과 각 지방정부의 에너지 소비 총량을 일정 수준 이내로 통제하는 에너지소비이중통제(能耗雙控)까지 겹치면서 화학비료 및 요소 생산이 위축됐다.
중국 훈둔톈청연구원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중국 요소 생산가동률은 67.24%, 일평균 생산량은 14만9000톤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P, 4.1% 떨어져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매년 약 500만톤의 요소를 세계시장에 공급한다.
한국은 인도 다음으로 중국에서 많은 양의 요소를 수입하는 국가로, 중국 내 요소 수급불균형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요소수 대란을 빚고 있다. 무역통계 사이트인 GTA(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요소 수출액의 13.3%인 2억300만달러어치를 한국이 수입했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중국 기업의 요소 및 화학비료 재고량은 확대되고 있다. 팡정선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주요 항구의 요소 재고량은 21만6000톤으로 전주 대비 11만7000톤 감소했는데, 이는 중국 내 기업 재고량은 확대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요소수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중국 내 요소 생산 확대에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KOTRA) 는 최근 보고서에서 “석탄 등 생산원료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내 요소 및 비료생산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 내 공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출제한 조치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실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석탄, 전력, 천연가스, 유황 등 화학비료 생산요소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도록 지시했음에도 불구, 10월25~29일 중국 내 요소 일평균 생산량은 13만5500톤으로 전주대비 1만3200톤 감소했다.
롯데정밀화학, KG케미칼, 휴켐스, 에이치플러스에코 등 50여개 한국 요소수 생산업체들은 치솟은 국제 요소 가격에 울상이다. 원재료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주요 요소수 생산 업체의 가동률이 50%로 떨어진 가운데, 베트남, 러시아, UAE, 인도네시아 등으로 원료 수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요소수 시장은 롯데정밀화학이 절반가량을, KG케미칼과 휴켐스를 더한 3사가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요소수 시장 가격 안정을 위해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원재료 급등에 따른 비용 상승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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