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연료비 인상 등으로 한국전력이 올해 들어 1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한전이 올해 적자 전환을 하면 내년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올해 1~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조2824억 원 감소한 ―1조1298억 원이라고 밝혔다. 분기별로는 2분기(―7648억 원), 3분기(―9366억 원)까지 두 분기 연속 적자다.
한전의 1~9월 전력판매량은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증가한 덕분에 4.6%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판매수익은 1.9%(8082억 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다 정부가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요금을 동결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는 점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석탄발전을 줄이고 발전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 비율 이 7%에서 9%로 높아졌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송배전설비 투자도 늘어 기타 영업비용이 높아졌다.
4분기(10~12월)에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전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3조 원 이상 적자가 우려된다. 국제유가와 석탄가격 급등이 원인”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제유가가 80달러 초중반을 유지한다면 2022년 연간 6조 원 이상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 한전 영업이익은 2019년 ―1조2765억 원에서 지난해 4조862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전의 실적 악화로 내년 전기요금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승일 한전 사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있다면 정부와 협의하겠다”라며 “단계적으로 원가와 적정 보수를 감안해 전기요금이 책정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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