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뜨겁다. 올해 3분기 수도권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이 사상 처음으로 100% 기록하는 등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한 채도 빠짐없이 분양되는 등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어서는 등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대출 규제 강화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대책으로 꽁꽁 얼어붙은 기존 주택시장과는 달리 분양시장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초기 분양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 인천의 3분기(7~9월) 평균 초기 분양률은 100%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초기 분양률은 분양 개시일을 기준으로 3∼6개월 후 전체 분양 가구 중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을 말한다. 초기 분양률이 100%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이례적이다. 청약 경쟁률이 아무리 높은 단지라도 정당 계약률이 100%에 달하는 경우가 적다.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배정받은 동·호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 포기하기도 하고, 청약 당첨 부적격자 자체도 많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는 3분기 대전, 울산, 충북, 전남에서 초기 분양률 100%를 기록했다. 다만 전국 3분기 초기 분양률은 97.9%로 통계를 집계한 이래로 수치가 가장 높았던 2분기 98.3%보다는 낮아졌다.
전국 초기 분양률은 2019년 4분기(10∼12월)부터 8개 분기 연속 90%를 웃돌고 있다. 기타지방 초기 분양률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90%를 웃돌아 3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DL이앤씨가 서울 고덕강일지구에 공급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1순위 청약에 서울 역대 최다 청약자인 13만1447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 337.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청약경쟁률을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앞서 지난 8월 19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수색 13구역 재개발)’ 청약에서 110가구 모집에 3만7430명이 신청해 평균 34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마곡지구9단지(146.8대 1) ▲DMC센트럴자이(128.7대 1) ▲호반써밋목동(128.1대 1) ▲르엘신반포(124.8대 1) ▲고덕강일8단지(124.2대 1)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119.6대 1) ▲르엘신반포파크애비뉴(114.3대 1) ▲고덕강일14단지(109.6대 1) 등 평균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초과하는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주택시장에선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내 집 마련 주택 수요가 기존 주택이 아닌 분양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정부가 쏟아낸 규제 대책 여파로 주택 수요가 기존 주택에 대한 매매 대신 분양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를 사실상 통제하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수요가 분양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기간에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에 따른 피로 누적과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등 정부의 규제가 겹치면서 기존 주택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기존 주택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분양시장에 주택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대출 규제와 추가 금리 인상, 내년 대선 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기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수급불균형이 장기화하고,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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