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출근복이나 외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 집에서 입기 좋은 편한 옷차림이 인기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재택근무를 했던 회사원들이 사무실로 속속 돌아오고 있고 그동안 미뤄왔던 모임도 재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년회 일정이 잡히고 이른 추위까지 겹치면서 남성복은 고급스러운 원단의 양복이 인기를 끌고 있고 여성복은 패딩과 코트 등 외투 매출이 늘고 있다.
●고급 수입 원단의 남성 양복 인기
1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일부터 7일까지 네덜란드 남성복 수트서플라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0% 늘었다. 특히 가을 겨울 소재로 많이 쓰이는 코듀로이 양복과 가볍고 신축성이 있는 스트레치(stretch) 양복 판매가 두드러졌다. 코듀로이 양복은 이탈리아 고급 원단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캐시미어 코튼 혼방 소재로 제작돼 가벼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스트레치 양복은 신축성이 있는 울 소재를 써서 활동성과 착용감을 높였다. 나윤선 수트서플라이 팀장은 “위드 코로나로 사무실 출근과 외출, 모임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격식을 갖춘 양복을 다시 찾고 있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에서는 최근 미국의 남성복 브랜드인 브룩스브라더스의 ‘이태리 구아벨로 울 수트’가 6분 만에 733벌 판매됐다. 1벌에 30만 원대로 전체 주문금액으로 치면 1억9000만 원이다. 여성이 주 고객인 홈쇼핑 방송에서 남성복이 인기리에 팔린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제품은 고급 신사복에 쓰이는 이탈리아 구아벨로 원단을 써서 은은한 광택감을 내고 색감도 고급스럽게 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장기간 재택근무로 집에서 입기 편한 복장에 쏠렸던 관심이 비즈니스 패션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LF의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의 양복 매출도 올해 9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리 수 이상 늘었다. 특히 제냐, 콜롬보, 로로피아나 등 이탈리아 최고급 수입 원단으로 만든 프리미엄 라인인 ‘알베로’가 인기다.
●여성 코트는 길어지고 바지는 넓어지고
여성복들은 단가가 높은 외투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여성 패션 브랜드인 보브, 델라라나, 텐먼스, 스튜디오 톰보이 등 4개 브랜드의 외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증가했다.
올해 눈에 띄는 점은 패딩은 크롭 스타일로 기장이 더욱 짧아진 반면 코트는 무릎 아래로 한참 내려온 길이의 롱코트가 다시 인기를 끈다는 것. 특히 롱코트는 과하게 커서 부풀려진 상태로 입는 오버사이즈 벌룬 코트보다는 흐르는 듯 몸을 감싸는 느낌의 코트가 인기다. 이달 1~10일 텐먼스에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길이의 롱코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올해는 울 코트보다는 핸드메이드 캐시미어나 캐시미어가 섞인 제품이 잘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한섬 대표 여성복 브랜드 ‘타임’에서도 매출 상위 제품에는 외투와 바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재킷은 캐시미어와 울 등 따뜻한 소재에 크롭 길이의 짧은 제품이, 바지는 짧은 재킷과 함께 입기 쉬우면서도 활동하기 좋도록 통이 넓은 와이드핏이 인기다. 한섬 관계자는 “보온성이 높은 소재에 일상복과 출근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의 옷들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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