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9년 ‘12·16’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 매매가격은 2년도 채 안돼 5억5000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초고가 주택 대출 금지가 시행된 2019년 12월 당시 서울의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7억6158만원이었다.
그런데 규제 시행 1년 뒤인 2020년 12월 20억13만원으로 20억원을 돌파하더니 올해 10월에는 23억673만원까지 올랐다. 규제 이후 2년도 안돼 30.94%나 상승한 것이다.
수도권의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12월 10억5627만원에서 2020년 12월 12억8406만원으로 오른 뒤 올해 10월에는 처음으로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돌파한 15억307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전용면적 85㎡초과(중형, 중대형, 대형 매매가격 평균) 아파트값도 대출 규제 이후 상승세가 지속됐다.
2019년 12월 당시 85㎡초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3431만원으로 대출금지선에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1년 뒤인 2020년 12월 15억5484만원으로 대출 금지선을 돌파한 뒤 올해 10월에는 18억2928만원으로 뛰면서 37.09%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강북지역 대형 아파트보다 강남지역 대형 아파트의 가격 오름세가 더 가팔랐다.
강북지역(한강 이북 14개구) 85㎡초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12월 12억531만원에서 올해 10월 14억863만원으로 16.86% 상승에 그쳤다.
반면 강남지역(한강 이남 11개구) 85㎡초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9년 12월 15억1277만원으로 대출금지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1년 뒤인 2020년 12월 17억5087만원으로 오른 뒤 올해 10월에는 1년도 안 돼 3억원 가량이 뛴 20억5352만원을 기록하며 35.75% 상승했다.
최근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거래절벽 와중에도 매매만 되면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14.9931㎡는 지난 10월9일 41억원(6층)에 매매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인 34억7000만원에서 4개월만에 6억3000만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82.61㎡는 10월26일 31억3100만원(4층)에 매매되면서 처음으로 30억원을 넘겼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여파로 집값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밀집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강남지역과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는 등 양극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내년 DSR제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를 타려는 수요 쏠림이 예상되고,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열을 불러왔던 수급 요인들의 개선 없이는 매매가격 안정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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