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수요 부진 딛고 화물 수송 개선
대한항공 영업이익 4386억 흑자
5년만에 분기 최대 실적 기록
아시아나 영업이익 1603억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3분기(7∼9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여객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화물 수송 물량과 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4386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1603억 원으로 공시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에 3859억 원 영업적자가 났지만, 올해는 흑자로 전환한 것은 물론이고 2016년 3분기(4476억 원) 이후 5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 2조2270억 원 중 절반이 넘는 1조6503억 원을 화물 사업에서 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3조 원대였던 분기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화물 사업을 앞세워 수익성이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시장 전망치였던 640억 원을 대폭 뛰어넘는 160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58억 원) 대비 약 27배 늘어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의 절반 이상을 기록한 화물 분야를 앞세워 실적이 좋아졌다.
항공화물 수요는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해상운송 물류대란이 계속되며 컨테이너선 확보가 어려워지자 항공을 이용한 운송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홍콩 TAC 인덱스가 발표하는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는 연일 강세를 보이며 11월 둘째 주에는 468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화물은 여객과 달리 기내식 등 각종 서비스가 필요 없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들어가 이익률이 높다.
항공업계에서는 4분기(10∼12월)에도 두 회사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본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10월 화물 수송량은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인 28만9500t으로 집계됐다. 현재 4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대한항공 3000억 원, 아시아나항공 500억 원 수준이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양사의 높은 실적이 계속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내년부터 국제선 여객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겠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만큼 당장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오른 국제유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요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화물 운임은 언제든 급락할 수 있으며, 향후 여객편 투입이 늘면 인건비 지출도 다시 늘어나게 된다”며 “결국 여객 수요가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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