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외형 성장에도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 심화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 업계 성장률의 둔화를 감안하면 쿠팡의 흑자 전환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의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쿠팡 주가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역대 최대 매출에도 주가는 하락
쿠팡은 3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5조4780억 원(약 46억447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분기(4∼6월) 매출 5조1811억 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매출 5조 원을 넘겼다. 쿠팡 측은 “이번 3분기 성장률이 같은 기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인 20%보다 2배 이상으로 높다”고 밝혔다.
다만 매출이 늘어난 반면 전년 대비 영업손실도 늘었다. 3분기 쿠팡의 영업손실은 3716억 원(약 3억1511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2551억 원(약 2억1624만 달러)보다 46% 늘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전 의장)는 12일(현지 시간)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건비 및 운영비 등으로 9500만 달러(약 1120억 원)를 투자하면서 적자 폭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 손실이 반영된 2분기 영업손실(5957억 원)을 포함해 상장한 이후 분기마다 30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다.
쿠팡의 흑자 전환 시점이 불투명해지며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의 주가는 전날보다 8.94% 하락한 26.58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3월 11일 쿠팡의 상장 이후 가장 낮았던 10월 6일 26.65달러 이후 가장 낮은 금액이다.
○ “계획된 적자” vs “적자 해소 힘들 것”
쿠팡은 계속되는 영업손실에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감한 물류 및 인프라 투자를 통해 더욱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이 올해 상반기(1∼6월) 전북, 경남 등 지방을 중심으로 발표한 물류센터 신규 투자금 규모만 1조 원을 넘는다. 3분기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는 ‘활성고객’ 수는 1682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하지만 날로 심해지는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은 쿠팡의 성장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쿠팡뿐 아니라 신세계, 롯데 등 유통 공룡들은 현재의 이머커스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SSG닷컴(3%)과 이베이코리아(12%)의 점유율을 합한 15% 수준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위드 코로나 이후 점차 둔화될 이커머스 업황도 성장성에 있어서 부정적 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메이저 유통업체들의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한 출혈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의 적자 상태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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