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강력한 대출 조이기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빚을 갚는 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달 말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대출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픽스 오르자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잇단 인상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5%대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연 3.58~4.78%로 운영한다. 우리은행도 같은 유형 상품 금리를 3.44~3.95%로 적용한다. 농협은행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3.63~3.93%로 올렸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은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코픽스 금리는 쉽게 말해 많은 대출상품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리다. 10월 기준 코픽스 공시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9%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금리가 뛴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채금리가 올라가며 조달금리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고 물가도 예상과 달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의 증가 등이 금리를 오르게 만들고 이러한 매커니즘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고, 기준금리는 후행적으로 뒤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중 금융기관이 대출할 때의 금리를 뜻하는 시중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는 별개로 이미 상승했다”며 “물가 압력으로 인해 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이달 열게될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큰 변수가 없는 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대출금리가 더 오르는 것에 대한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한은이 공개한 제20차 금통위 의사록(10월12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6명 중 4명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과 가계부채, 금융불균형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금융안정을 위해 이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 내 대출금리 얼마나 오를까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큰 폭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금리 자체가 기준금리로 결정이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금조달 금리와 함께 가산금리가 더해져 결정되는 것이라고 보는게 맞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금조달 금리가 이미 올랐기 때문에 대출금리에도 선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시 대출금리에 대한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이미 시장금리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올랐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억제 압박을 받고 있는 은행들은 대출 관리 명목으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높일 수 있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로 구성되는데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 자체가 어떻게 보면 독과점 구조이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예금금리는 뒤늦게 올라가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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