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끝났나”…라면업계, 3Q 성적표 ‘흐림’ 원자재 상승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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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6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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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 News1
지난 7월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살펴보고 있다. © News1
라면업계가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원자재와 물류비 등이 상승한 반면 가격인상이 늦어지면서 대부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다만 매출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해 ‘코로나19 특수’가 아직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면업계는 지난 7~8월 가격을 인상한 만큼 4분기에는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차로 인해 가격 인상 효과는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 ⅓ 날아간 ‘오징어 게임’ 라면…농심은 ‘선방’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가장 컸던 곳은 삼양식품이다. 지난 9월 전세계인들을 매료시켰던 ‘오징어 게임’에 깜짝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98% 감소한 151억9246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616억6925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23% 줄었다.

삼양식품은 주요 원자재 비용 부담이 늘고, 물류 배송에 필요한 해상운임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오뚜기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어든 530억827만원을 기록했다.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다만 즉석밥, 컵밥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7067억7650만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라면 빅3’ 중 그나마 사정이 낫다. 농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69% 줄어든 291억1592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6514억7784만원과 비교해 3.3% 가량 늘어난 6729억953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사상 최고 호황을 누린 기저효과도 있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7%, 62.8%, 11.4%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각각 10.4%, 14%, 21.3% 증가했었다. 지난해 실적이 너무 좋았던 탓에 올 3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나빠 보이는 셈이다.

◇기생충 이어 오징어게임에도 K-라면…4분기 반전 노린다

다만 라면 업계는 4분기에는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분기부터 라면값 인상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면업계는 지난 8월을 전후에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탓에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농심은 전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6.8%, 오뚜기는 11.9%, 삼양식품은 6.9% 올렸다.

여기에 해외 시장에서 우리 라면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뜨끈한 국물이 제격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최근 끝난 중국 최대 쇼핑행사 광군제에서 라면 등을 약 110억원 어치 판매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삼양식품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와 글로벌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치했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짜파구리’가 등장, 화제를 끌었던 농심 역시 해외 시장인기를 토대로 수출 물량을 늘려가겠다는 포부다. 농심은 지난 3분기 일본에서 신라면과 너구리의 매출이 늘었고, 호주에서도 현지인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베트남에서는 영화 ‘기생충’ 영향으로 만들어진 짜파구리가 새롭게 판매되면서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저효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조금 주춤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라면 시장이 다양화, 세계화되면서 4분기에는 깜짝 실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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