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창 썬메이트 대표
파프리카 생산량의 90% 일본 수출… 올해 목표 400t, 10억원 조기 달성
최첨단 시설 갖춘 스마트팜서 재배… 생산-포장 등 전 과정 위생에 만전
2020년 GAP 인증 후 매출 상승세
겨울로 가는 길목이지만 충북 진천에는 봄처럼 꽃이 피었다. 파프리카 나무에 달린 빨강, 노랑, 오렌지 3색 파프리카가 꽃처럼 울긋불긋하다. 파프리카 나무 9만 그루가 펼쳐진 곳을 따라가 보면 ‘태양의 친구’라는 뜻의 ‘썬메이트(Sunmate)’ 농원이 나온다.
썬메이트가 생산하는 파프리카의 90%는 일본으로 수출된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파프리카 박스 2000여 개가 11t 대형 트럭에 옮겨지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수출용 박스에 파프리카를 등급 색상 크기별로 분류해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출하 및 상차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신동창 썬메이트 대표(55)는 “트럭에 실린 파프리카는 경남 마산으로 가서 일본행 배에 선적된다”며 “현지에 도착한 뒤 중간 판매상을 거쳐 일본 전역의 슈퍼마켓에 진열된다”고 설명했다.
썬메이트는 올해 수출 목표인 400t, 10억 원 매출에 도달했다. 팬데믹 때문에 일본의 검역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파프리카를 주로 쓰는 외식 분야가 큰 타격을 입었는데도 수출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수출 역군”이라는 칭찬에 신 대표는 “한국산 파프리카의 품질이 일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기뻐했다.
“일본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파프리카의 90%는 한국산입니다. 한국에서 연 3만 t이 일본으로 수출되죠. 자국산에 비해 품질이 비슷하거나 더 좋은 데도 가격은 50% 정도 저렴하니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산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신 대표는 2019년 1월 파프리카 수출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20년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을 받았다. 식품안전 기준이 철저한 일본으로 수출되므로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농부 자신이 정한 안전 기준도 있지만 국가가 정한 보편적인 기준인 GAP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산·수확·유통의 각 단계에서 위생적으로 관리되니까 망설임 없이 GAP 인증을 받았죠. 일본 수입업자가 GAP 인증을 꼭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박스에 찍힌 GAP 마크를 볼 때마다 제 기분이 뿌듯해집니다.”
GAP는 객관적인 매출 상승효과를 낳고 있다. 2019년 생산 322t, 수출 279t이던 실적이 GAP 인증을 받은 후 생산 362t(12.5% 증가), 수출 286t(3% 증가)으로 늘었다. 식품안전 공로를 인정받아 썬메이트는 최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주최하는 ‘2021년 GAP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썬메이트의 파프리카는 2만3390m²(7085평)의 스마트팜에서 재배된다. 경희대 농학과를 졸업한 신 대표는 선진국 기업농 형태의 스마트팜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대학 졸업 후 30여 년간 유리온실 시공업체를 운영한 경험도 있다. 수십억 원을 투자해 자신의 온실 설계 노하우를 집약시킨 최첨단 스마트팜을 2018년 준공했다.
신 대표가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처음 들르는 곳은 스마트팜의 심장부인 중앙자동제어실이다. 그가 하루를 마감하는 것 역시 이곳이다. 제어실에서는 작물 생육의 5대 요소인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병해충관리가 컴퓨터 마우스 하나로 관리된다.
2개 동으로 구성된 온실 내부는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되고 작업도구 장갑 등의 소독 관리를 철저히 해서 해충에 전염되지 않도록 사전방지를 하고 있다. 1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는 현지어로 된 GAP 안전 교육을 받으며,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세 차례 30분씩 휴식 시간을 갖는다.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모범적으로 관리되는 썬메이트는 유명해져 지난해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수출 격려차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바이어와 수출 상담을 마쳤다. 막 열리기 시작한 중국 파프리카 시장에도 조만간 진출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공기열 히트펌프 등 친환경 시설을 보강해 농식품부가 지정하는 수출원예전문단지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저처럼 대단위 스마트팜을 운영하건, 소규모 가족농이건 농부의 마음은 모두 똑같습니다. 국민 건강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입니다. 이 자부심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아무리 작은 식품안전 기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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