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서울 주택 거래 2건 중 1건은 빌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7일 16시 07분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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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에서 매매된 주택 2곳 중 1곳은 빌라(연립·다세대주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데다, 고가 주택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 건수가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70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건수(10만4492건)의 49.5% 규모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1~9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빌라 거래량의 변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1~9월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총 5만1653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신 아파트 거래량에서 큰 차이가 났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는 4만2973건(전체 주택 거래의 41.1%)이 매매됐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매매량은 7만5975건에 달했다.

아파트 매매가 급감하는 동안 빌라 매매는 평소와 비슷하게 유지된 결과 올해 1~9월 서울에서 매매된 주택 중 빌라의 비중이 아파트보다 높아졌다. 이는 2007년(빌라 44.6%·아파트 40.7%)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간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빌라 대비 많게는 2배 이상 높았다. 빌라의 경우 단지 규모가 작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 탓이다. 작년 1~9월 서울 주택 거래 14만856건 중 아파트와 빌라의 비중은 각각 53.9%와 36.7%였다. 2019년에도 아파트의 거래 비중(49.4%)이 빌라(39.1%)를 웃돌았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지금까지 11개월 연속 빌라의 매매량이 아파트를 역전했다. 가격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연립주택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55%로 2009년 10월(0.70%) 이후 12년 만에 월간 최고치를 보였다. 올해 1~10월 연립주택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도 3.38%로 지난해 동기(1.11%)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빌라의 매매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 아니라, 아파트 수요가 급감한 결과로 발생한 만큼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아파트 수요가 이미 한풀 꺾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의 수요 억제 요인까지 겹쳤다”며 “빌라의 매매량이 평소와 다른 상황은 아닌 만큼, 아파트 매매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현 추세가 반전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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