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차례 美방문 정계 지도자 만나
핵심 산업 등 경제협력 방안 논의
“한국 경제 존재감 키우는 데 한몫”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정재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등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각국 이해 관계자들의 존중과 지지를 확보하는 글로벌 스토리 모델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18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약 속에서도 숨 가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5월과 7월, 10월 세 차례 미국을 찾았고, 11월에는 헝가리를 방문해 현지 정·관·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민간 경제외교 활동을 이어왔다.
최 회장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해외 유력 인사들과 교류를 강화해 온 데에는 올 3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것과 더불어 탄소 감축과 공급망 재편이 화두로 떠오르며 글로벌 이해 관계의 폭이 넓어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4월 배터리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합의, 9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비롯해 한국의 핵심 산업을 둘러싸고 정관계의 입김이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특히 지난달 방미 당시 한국 기업인으로서는 드물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공화·민주 양당의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온실가스 감축 등에 대해 환담했다. 앞서 5월 방미 당시에도 한미 산업장관과 주요 기업인들이 모인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을 찾은 해외 유력 인사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올해 6월 한국을 찾은 크리스 쿤스 미국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등 3명의 상원의원이 최 회장을 만나 배터리, 반도체 산업 협력 의견을 나눴다.
이달 10일엔 SK온 배터리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의 존 오소프 상원의원이 방한 중 최 회장을 만나 밤늦은 시간까지 만찬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의 미국 내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미국 내 환경문제, 일자리 문제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5월 미국 조지아주와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비를 방문해 ‘추모의 벽’ 건립 프로젝트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미국 내 아시아 소상공인 지원,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학계와의 협력 모델 등도 추진 중이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 총수를 넘어 재계 리더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경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생각”이라며 “미국 외에도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주요 협력 국가의 이해 관계자들이 기대하는 글로벌 스토리를 만들어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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