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생활물가 더 뛰나… 생산자물가 13년만에 최대폭 상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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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에 1년새 8.9% 올라
한달 정도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
부담 늘어난 기업들 “제품값 올릴것”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2%대 물가 상승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2.21로 1년 전에 비해 8.9% 올랐다. 이는 2008년 10월(10.8%)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간 오르며 10년 만에 최장 기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 자체는 올 4월부터 7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품목별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1년 전에 비해 85.6% 올랐는데 이 중 경유는 102.6% 뛰었다. 제1차 금속제품은 36.4% 급등했다. 농산물 가격이 4.4% 떨어져 농림수산품 물가는 2.6%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중 닭고기(50.7%), 돼지고기(13.7%) 가격 상승세는 가팔랐다. 서비스 품목 중엔 택배(20.6%), 도로화물운송(3.5%) 등 운송비용이 많이 뛰었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소비자물가도 뒤따라 오르기 때문에 2%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1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상당히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상승 폭은 축소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은 생산비용이 증가하자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컴퓨터, 이동통신기기 등 12개 제조업종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원자재 구매 가격은 작년에 비해 평균 18.6%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어난 기업 중 83.5%가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 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평균 5.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원자재 구매 비용이 늘어난 기업의 34.1%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에 대응했거나 대응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평균 13.8% 인상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년 2분기(4∼6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해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생활물가#생산자물가#원자재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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