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지능형교통체계(K-ITS)가 남미의 강국 콜롬비아에 진출했다. K-ITS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추진한 첫 사례이다. ODA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말한다.
이번 사업은 국내 기술진이 설계부터 시공, 운영 컨설팅까지 도맡아 진행함으로써 K-ITS의 해외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남미 강국, 콜롬비아에 K-ITS를 심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3일 낮 12시)에 콜롬비아 메데진시에서 K-ITS를 기반으로 한 통합교통정보센터 개소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2015년 국토부의 인프라 관련 ODA 사업대상으로 메데진시가 선정되면서 추진됐다. 총 사업비로 130억 원이 투입됐다. 국내 기술진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시공에 이르는 사업전체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메데진시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차량검지기와 도로전광표지 등이 설치됐다. 또 6개 기관이 제각각으로 운영하던 교통신호, 주차, 버스운행, 방범 등과 관련한 교통안전정보를 통합 운영하는 교통정보센터도 설립했다.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국제협력팀 박현숙 팀장은 “이번 K-ITS 설치로 초기 단계 수준이었던 메데진시의 교통정보체계가 훨씬 정확해지고, 체계적인 정보 수집-분석-전달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메데진시의 극심한 교통혼잡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콜롬비아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네 번째로 경제 규모가 크고, 남미에서 세 번째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강국이다. 메데진은 콜롬비아에서 수도 보고타에 이어 제2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다. 1980년대 세계 마약시장을 주름잡았던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마약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의 본거지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모나리자 등 유명 작품의 주인공을 뚱뚱한 인물로 바꿔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고향이기도 하다. 꽃과 미녀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세계적인 모델이 많이 나오는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고, 성형산업이 발달해 있다고 한다.
● 10년내 ITS시장 72조 원 규모로 성장
이번 사업을 계기로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제 ITS 시장에 국내기업 진출이 보다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TMR에 따르면 세계 ITS 시장 규모는 2020년 25조 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72조 원 규모로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교통 혼잡이나 교통정체 등을 해소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도 “세계 ITS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2026년부터는 연평균 성장률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이를 감안해 국내 ITS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후속사업 발굴을 위해 22일 메데진시에서 인근 지역 중남미 국가들과 다자개발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주개발은행(IDB)과 중미경제통합은행(CABED)를 비롯해 페루 파라과이 등 인근 국가 교통 담당 부처와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K-ITS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오 국토부 디지털도로팀장은 “(메데진시 K-ITS 설치는) 내년 한-콜롬비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갖게 된 뜻 깊은 성과”라고 평가한 뒤 “앞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ITS 기술력이 국제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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