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올린 넷플릭스, “망사용료 규제 피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 또 경고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23일 17시 58분


(왼쪽부터) 넷플릭스 토마 볼머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 오픈넷 박경신 이사. 2021.11.23/뉴스1 © News1
(왼쪽부터) 넷플릭스 토마 볼머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 오픈넷 박경신 이사. 2021.11.23/뉴스1 © News1
최근 소비자 이용가를 올린 넷플릭스가 국내 망 사용료 문제를 놓고 규제보다는 상업적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규제로 인한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혀 향후 국내 법제화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넷플릭스 토마 볼머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는 23일 오픈넷에서 주최한 ‘세계 인터넷상호접속 현황과 국내 망 이용료 논쟁’ 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토마 볼머 디렉터는 “한국에서는 글로벌 표준과 달리 망사업자(ISP)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게 과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규제는 현재 상황을 방해할 수 있고, 멀리 내다보면 소비자 비용도 올라가게 된다”고 주장했다.

트래픽을 줄이는 것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논의와 협상 없이 망 사용료만 고집할 경우 콘텐츠가 캐시 서버 등을 거치지 않고 대륙 간 장거리에 걸쳐 전달되는 만큼 높은 비용이 발생하고, 효율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규제로 인한 비용 상승이 직접적인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을 시사한 것은 아니다. 망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데 따른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게 될 거라는 큰 틀에서의 설명이다.

과도한 트래픽 유발에 대한 대가를 내야 한다는 지적에 망 사용료 대신 자사 캐시 서버인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 구축을 통해 국내 ISP들의 트래픽 비용 절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토마 볼머 디렉터는 “대부분의 ISP들은 OCA에 만족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이미 이를 위한 많은 서버가 구축된 만큼 추가로 망 이용료가 발생할 이유가 없고, 추가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 콘텐츠를 로컬 환경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규제 도입이 아닌 플랫폼 현지화를 권장해야 한다. 그래야 콘텐츠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알리사 스타작 클라우드플레어 세계공공정책 부사장, 마이클 멘드 애널리시스 메이슨 선임고문,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사용료를 상업적 협상과 계약의 영역으로 두지 않고 규제로 의무화할 경우 망 사업자의 독점력을 키우고 전체적인 인터넷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기존에 넷플릭스가 법제화에 보여온 태도보다 조금 더 강경한 입장이다.

앞서 한국을 방문한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지난 4일 “입법 과정에 대해 존중한다”며 “일반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각 국가 법을 존중하고 있고 법에 따라 활동하게 되는데 법이 어떻게 입법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토마 볼머 디렉터는 “법은 존중하지만 법 효과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국회는 망 사용료와 관련한 개정 법률안을 추진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19일 해외 콘텐츠 사업자의 망 이용료 계약 규정을 담은 이른바 ‘국내 망 이용료 계약 회피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토마 볼머 디렉터는 오는 25일 김상희 국회부의장과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주최하는 ‘디지털 경제 시대, 망 이용대가 이슈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해 규제와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