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역대 최저 51%로 떨어져… 과세액 충북 784%-광주 651%↑
부동산 폭등 전국 각지로 확대되며 지방 자산가 수도권 주택구입 겹쳐
집값 상승에 내년도 종부세 오를듯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낼 납세자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역대 최저인 51%로 떨어졌다. 이들은 전체 세액의 49%를 낸다. 집값 상승으로 비서울 거주자들의 종부세 부담이 전체의 절반 정도로 커진 셈이다.
종부세액이 충북에서 784%, 광주에서 651%, 전북에서 627% 급등하는 등 종부세 부담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집값 급등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로 번진 데다 지방 자산가들이 서울 주택을 사들이는 ‘원정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지방 자산가들 서울 부동산 사들여
23일 국세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시도별 고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종부세 고지를 받은 인원은 48만 명, 세액은 2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종부세 과세 대상(94만7000명)의 51%, 세액(5조7000억 원)의 49%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번 통계는 종부세 과세 대상자의 거주지 기준으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부산 거주자가 서울에 부동산을 보유했다면 부산의 종부세 과세 인원과 세액으로 잡힌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종부세 납부 인원과 세액 비중은 각각 전체의 59%와 65%를 차지했다. 올해는 각각 51%, 49%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엔 각각 78%를 차지했다. 부동산 급등기인 2006년엔 종부세 급등이 서울 사람들만의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이제는 전국 집 부자들의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 다음으로 고지인원과 세액이 많은 곳은 경기였다. 올해 23만8000명이 종부세 1조1689억 원을 낸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납세액(1조1868억 원)과 비슷하다.
올해 지방의 종부세 과세 인원과 세액 증가율은 서울을 앞질렀다. 종부세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서울은 134%였지만 충북은 784%로 가장 높았다. 광주(651%), 전북(627%), 울산(525%)이 뒤를 이었다.
종부세 부담의 지방 비중이 커진 데는 지방의 부동산 가격 급등, 지방 자산가들의 수도권 부동산 투자, 서울 부동산 보유 은퇴자들의 지방 이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신정섭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부지점장은 “지방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최근 3년간 지방 자산가들의 서울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고 했다.
○ 내년에도 종부세 상승 불가피
종부세 부담을 호소하는 여론이 일자 정부는 23일 ‘종부세 고지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자료를 내고 “종부세수는 전액 지방으로 배분돼 사용되고 지방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종부세 논란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종부세 산정 기준인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오르기 때문이다.
내년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는데 올해 급격히 뛴 집값이 공시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 누적 상승률은 12.5%이다. 여기에다 올해 70%였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내년에 71.5%로 오른다. 과세 표준(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재 95%에서 내년 100%로 높아진다. 공시가격과 과세 표준이 시세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예산안을 발표하며 내년 종부세수를 6조63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정부는 당분간 종부세를 추가로 강화할 계획은 없다는 방침이다. 다만 내년 대선에 따라 종부세가 폐지와 강화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국토보유세 도입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세율 인하 등 종부세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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