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주택 시장에 대해 “확실한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며 무리한 주택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말한 ‘집값 고점론’을 다시 꺼내며 ‘하우스 푸어(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 우려까지 내비쳤다.
노 장관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중에 매물은 계속 쌓이는데 거래는 반토막이 나고 있다. 객관적인 시장 지표로는 (집값이) 안정세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밝혔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 폭은 올 8월 넷째 주(0.22%) 이후 12주 연속 둔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KB국민은행 리브브동산)는 이달 15일 기준 64.9로 2019년 6월 17일(57.8)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 이하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노 장관은 “2006, 2007년 집값이 굉장히 올랐다가 이후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 2013년 하우스푸어나 ‘렌트푸어(전세 빚에 허덕이는 세입자)’가 큰 문제가 됐다”며 “과도한 추격 매수는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논란과 관련해 “전체 종부세 중 3주택자 이상과 법인이 부담하는 게 86%”며 1가구 1주택자 부담에 대해선 “여러 공제 혜택이 있기에 실제 부담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종부세는 극소수만 부담하며, 1주택자 부담은 크지 않다는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도입 17년을 맞은 종부세의 취지는 시장안정과 실수요자 보호, 지역균형발전 등이며 이번에도 종부세액의 대부분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거두지만, 70~80%는 지방에 교부한다”고 했다. 수도권에 몰린 자산가치 상승분 중 일부를 세금으로 거두어 각 지방의 균형발전과 주거여건 개선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종부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에는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가격은 수급에 좌우되는데 최근 전세시장에 매물이 쌓이며 가격이 안정화되는 흐름이다”며 “현재 거주 중인 임차인에 대해 전세 보증금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지난 1일 1만1000건에서 17일 기준 3만 건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수도권 매물은 2만7000건에서 6만6000건으로 늘었다.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는 공공임대주택이 약 170만 채, 민간등록임대주택이 약 110만 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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