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수입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를 내놓으며 전기차 시대 선구자를 자처했던 BMW가 신형 전기차 ‘iX’를 내놓으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로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MW코리아는 22일 인천 중구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신차 공개회를 열고 플래그십(기함) 모델 iX를 비롯해 준중형 SUV iX3, 쿠페형 세단 i4 등 차량 3종을 공개했다. iX와 iX3는 이날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i4는 내년 1분기(1∼3월) 중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시승에 사용된 차량은 iX의 xDrive40 모델이었다. iX는 배터리 용량 76.6kWh(킬로와트시)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13km인 xDrive40, 배터리 용량 111.5kWh에 1회 충전 주행거리 447km인 xDrive50 두 가지로 판매된다.
iX는 준대형 SUV답게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전장(앞뒤 길이) 4955mm로 BMW의 내연기관 SUV인 BMW X6보다 크며,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전장 4980mm)보다 약간 작다. 그럼에도 직선을 활용해 절제된 외관 디자인을 구현해냄으로써 뭉툭한 느낌 없이 날렵하다는 인상을 줬다.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차량 앞면 ‘키드니 그릴’에는 어쩔 수 없이 눈길이 갔다. 수직으로 기다란 형태로 사람의 신장 모양을 닮은 그릴은 이제 BMW의 상징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iX의 키드니 그릴을 마주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극과 극으로 나뉘는 편이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차량 지붕에는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버튼 하나로 투명하거나 불투명하게 바꿀 수 있는 파노라마 글라스가 설치됐다. 덕분에 운전자나 2열 승객의 헤드룸(머리 위 여유공간)이 더 확보되는 효과를 냈다.
올리브잎 추출물로 가공된 친환경 천연가죽이 눈길을 끌었다. 일반 천연가죽보다 물을 적게 사용하고 환경오염이 적다는 게 BMW코리아 측 설명이다. 센터 콘솔에도 벌목 인증을 받은 목재를 사용했고, 바닥 매트에는 폐어망 등을 재활용한 합성섬유가 쓰이는 등 ‘친환경 차량’임을 곳곳에 강조해 뒀다.
차량이 출발하자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인천 영종도 일대에는 차량을 흔들 정도의 강풍이 불었으나, 시속 100km로 이동하는 중에도 바람 소리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소음 차단이 잘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데 6.1초(xDrive50은 4.6초)에 불과할 정도로 힘이 좋아 주행하는 내내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BMW iX의 개별소비세 적용 가격은 △xDrive40 1억2260만 원 △xDrive50 1억4630만 원. 테슬라의 대형 SUV 모델X, 메르세데스벤츠나 포르셰가 내놓을 전기 SUV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억 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여 km에 불과한 점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2200건이 넘는 사전 계약 수는 BMW의 고급, 고성능 전기차를 기다려온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BMW코리아는 iX 등 신형 전기차를 내놓기에 앞서 전기차를 정비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키우고 서비스센터도 확보해 소비자들이 BMW 전기차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도 공을 들여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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