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4.0%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예측치와 동일하다. 그러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3%로 종전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이같이 밝혔다. 내년인 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과 같은 3.0%를 내놨으며 2023년에는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도 2021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4.0%, 내년 3.0%를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 오르는 데 그치며 저조한 실적을 내긴 했지만, 4분기 1.04%를 상회할 경우에는 연간 4%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통위는 이날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설비투자가 글로벌 공급차질에 영향받아 다소 조정되었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소비가 백신접종 확대와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대체로 부합한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뉴스1>이 지난 21일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이들 10명 중 7명은 한은이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4.0%로 유지할거란 관측을 내놨다. 이 밖에 3명은 0.1%포인트(p) 내린 3.9%를 예상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망 흐름에 대체로 부합하는 경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3분기 성장률은 다소 부진했지만 4분기에는 민간소비와 투자부문 위주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2021년 2.3%, 2022년 2.0%, 2023년 1.7%를 예상했다.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에서 내놓은 올해 2.1%, 내년 1.5% 예상치와 비교하면 모두 0.2%p 상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방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공공서비스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3%대 초반으로 높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대 중반으로 상승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다가 점차 낮아져 내년중 연간으로 2%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앞서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들도 10명 전원이 상향조정을 예상한 바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내수 회복으로 인해 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졌다”며 “전·월세 가격도 시차를 두고 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과 11월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에 연간 전망치를 이전보다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물가는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전망에 비해 연말과 연초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이 강화됐다”면서 “공급병목 현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에 대한 전이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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