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유통부문 대표에 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기존 순혈주의를 깬파격 인사를 했다. 최근 실적 부진을 만회할 동력을 찾기 위해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의 4개 사업 부문(BU) 체제도 폐지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올 3분기까지 롯데쇼핑 등 그룹의 실적부진이 이어진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빠른 추격자’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롯데는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58)가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유통부문 수장에 외부 인사가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김 신임 부회장은 P&G, DFI리에틸그룹 등 글로벌 시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이커머스 경험으로 롯데의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에는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선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던 당시 몽클레르, 어그 등 30개가 넘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유치해 성공시킨 명품 전문가로 2019년 롯데에 영입됐다.
외부 인사의 이례적 발탁에는 쇄신에 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세계 출신 등 경쟁사의 전략까지 벤치마킹해 추격자 입장에서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에 안세진 전 놀부 대표를 선임한 것도 파격이다. 안 신임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LG그룹, LS그룹, 모건스탠리 등을 거쳤다. 재계 고위관계자는 “IPO(기업 공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적임자로 낙점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화학BU장이었던 김교현 사장과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은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롯데는 이날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BU(사업 부문) 체제를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HQ(산업군·HeadQuarter)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2017년 3월 도입된 BU 체제로는 ‘위드코로나’ 시대의 빠른 변화에 대한 관리와 실행, 혁신 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변화다.
◇롯데그룹 <승진> ▽부회장 △화학군 총괄대표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김교현
◇롯데지주 <승진> ▽부회장 △대표이사 이동우 ▽부사장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롯데글로벌로지스 <승진> ▽사장 △대표이사 박찬복
◇대홍기획 <승진> ▽부사장 △대표이사 홍성현
◇롯데쇼핑 <승진> ▽부사장 △마트사업부 대표 강성현 △슈퍼사업부 대표 남창희
◇롯데물산 <승진> ▽부사장 △대표이사 류제돈
◇롯데정밀화학 <승진> ▽부사장 △대표이사 김용석(내정)
◇롯데알미늄 <승진> ▽부사장 △대표이사 조현철
◇롯데이네오스화학 <승진> ▽전무 △대표이사 정승원(내정)
◇롯데아사히주류 <승진> ▽상무 △대표이사 정재학
◇에프알엘코리아 <승진> ▽상무 △대표이사 정현석
◇한국에스티엘 <승진> ▽상무 △대표이사 김진엽
◇한국후지필름 <승진> ▽상무 △대표이사 이형규
◇롯데그룹 <보임> ▽부회장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김상현(내정) ▽사장 △식품군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 이영구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이사 안세진(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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