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는 냉각, 한류는 훈풍…日 진출 韓 쇼핑몰 매출 39%↑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27일 07시 05분


한일 관계가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일본 진출은 활기를 띄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오징어게임과 같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한국 콘텐츠가 인기몰이를 하며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되는 추세다.

27일 카페24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온라인 기업·소비자 간(D2C) 쇼핑몰을 구축한 사업자들의 올해 1~3분기 일본 누적 매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9.34% 상승했다. 카페24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구축 플랫폼 시장 점유율(65%)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에서 온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벌어들이는 판매액 신장률은 물론, 일본 현지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면세점을 제외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일본에서 거둔 해외 직접 판매액은 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1% 증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7월 내놓은 ‘전자상거래 시장 조사’를 보면 지난해 소매 판매액 신장률은 전년 대비 21.7%였다. 규모는 12조2000만엔(약 124조원)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내에서 불고 있는 이른바 ‘4세대 한류 붐’을 원인으로 꼽는다. 겨울연가(1세대), 동방신기(2세대), 트와이스·BTS·아이즈원(3세대)에 이어 오징어게임, 지옥, 이태원클라스와 같은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를 통한 한류 콘텐츠 유행을 일컫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일본 내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2019년 300만명 규모에서 지난해 500만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일본 내에서도 오징어게임, 갯마을차차차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가 인기 순위 10위권에 안착했다고 전해진다.

겨울연가를 중심으로 불었던 1차 한류는 과거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한일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얼어붙는 양상을 보였다.

현 정부 들어서도 한일 관계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최근에도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한다. 강제징용 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OTT가 확산한 이후로는 일본에서 한류 바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조은지 KOTRA 일본 오사카무역관은 “한류의 소비가 정치중립적으로 바뀌었다”며 “10대, 20대 한류 팬들을 중심으로 케이팝(K-POP)뿐만 아니라 한식, 코스메 등으로 소비 분야의 저변을 조금씩 넓혀왔고, 일본의 유행을 주도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일본에 진출한 자사몰도 성장세를 보인다.

카페24를 통해 일본어 쇼핑몰을 구축한 부산 소재 여성의류 쇼핑몰 ‘핫핑’은 지난해 일본에서만 80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뒀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일본어 인스타그램 팔로워(구독자) 수는 12만여명에 육박한다. 9월에는 ‘럽럽’이라는 새 뷰티 브랜드를 내기도 했다.

김여진 핫핑 대표는 “지속해서 한류 문화를 즐기는 일본 젊은 층에게 한국의 패션 상품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며 “요즘 한국에서 어떤 패션이 유행하는지 찾아보려는 일본인들이 자사 쇼핑몰의 주요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로레알 그룹이 사들인 ‘스타일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 굿즈를 판매하는 ‘SM타운앤스토어’도 일본 자사몰을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카페24는 자사몰을 구축하려는 사업자를 위해 일본 현지 소비자가 마치 현지몰을 들린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현지화 플랫폼 기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SB페이먼트, 엑시즈 등 현지 특화 결제 수단을 제공하며 현지 오픈마켓에 자사몰을 연동하는 방안도 사업자가 원하면 택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여기에 전화, 이메일 등 현지에서 널리 쓰이는 고객 서비스, 야마토 글로벌과 같은 배송 업체와 제휴해 유통 전 과정을 현지에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국경 개념이 사라져가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좋은 콘텐츠와 판매 인프라는 글로벌 성공으로 직결된다”며 “더 많은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기술 투자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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