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코로나 의료진-방역인력 대상… 산림시설서 ‘치유 행사’ 진행
탄소 제로시대 실현을 위한 국산 목재 활용 공모전 실시
국민과 함께 산림정책 고민
올 초 기업들과 간담회 열어… ESG-산림 연계방안 모색도
산림청(청장 최병암)이 잇따라 시도하는 ‘혁신 행정’이 공직 내부에서 점차 국민들의 생활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산림청 직원들은 나무와 숲에 빗대 “목(木)말라하는 곳에 숨(숲)여들게 하자”고 말한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누적된 국민들의 우울감과 무력감 해소를 위해 일찌감치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親)목재정책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 시작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공공부문에 도입하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있다.
숲으로 떠나는 치유여행
산림청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의료진, 방역인력 등을 대상으로 한 숲 치유 프로그램은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전국 15곳의 산림복지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해먹에서 명상할 수 있는 휴식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성과를 조사한 결과 운영 전후의 심리적 안정 효과는 매우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먼 산’을 회사와 집으로 옮기는 일도 산림청이 주도하고 있다. ‘반려식물’에서부터 생활 주변의 ‘스마트가든’까지 일상 속 가까이에 숲을 만들자는 캠페인이다. 스마트가든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식물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방식. 국내 43곳 산업단지와 병원, 보건소 등에 설치됐다. 스마트가든은 미세먼지와 실내공기 오염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정원을 가꿀 수 없는 한정된 실내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 휴식과 치유, 관상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산림정책 혁신
산림청이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목재 이용 아이디어 공모전에 3000만 원의 포상금을 내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공모전은 행정안전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인 ‘도전, 한국!’ 정책에 응모해 채택된 것.
탄소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철강, 콘크리트를 목재로 대체하는 방안과 국민 체감도가 높은 생활 속 목재이용 방안 등에 대해 고민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성과도 좋았다. 도심 내 국산재를 활용한 ‘탄소섬(Carbon island)’을 비롯해 건축물 탄소중립 기여도 산출 프로그램 등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발굴됐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목재는 탄소 집약재료를 대체해 탄소 배출을 절감하고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통조림’으로, 생활 속 국산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며 “과감한 포상금을 내건 것은 국민과 함께 산림정책을 발굴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산림청-기업, ESG 파트너십 구축
최근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대되면서 ESG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했다. 민간에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공공분야까지 확대되는 추세.
산림청은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동참해 ESG와 산림의 연계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ESG 경영 평가에 탄소흡수원인 산림과 연관된 지표를 개발하고, ESG와 REDD+(산림파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활동), 산림탄소상쇄제도 등을 연계해 해외산림투자 및 산림경영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산림 기반 ESG 경영 활성화 지원을 위해 기업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포스코, 현대백화점그룹, 유한킴벌리, SK그룹 등 국내 굴지 기업들과 양해각서 체결로 산림복원, 사막화방지 사업 등 국내외 산림사업의 발굴 및 이행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9월에는 산림청이 주도한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및 지속가능한 관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부문 혁신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OECD는 2013년부터 공공혁신전망대를 설치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혁신사례를 발굴해 국제사회에 공유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세계적인 산림녹화 성공국가라는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혁신적인 산림 이슈를 선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위상과 기대에 부응해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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