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아시아 증시를 짓눌렀다. 29일 한국을 비롯한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1% 안팎 하락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가 확인되기 전까지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2%(27.12포인트) 내린 2,909.32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 초반 1.5% 이상 급락하며 2,90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장중 2,900 밑으로 떨어진 건 1월 4일(2,869.11)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1.35%(13.55포인트) 하락한 992.34로 마감하며 11거래일 만에 1,000 선 아래로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패닉 셀링’(공황 매도)에 나서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7608억 원, 3164억 원을 순매도하며 1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오히려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를 방어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63% 급락한 2만8283.92엔에 마감했다.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보고된 홍콩에서는 항셍지수가 0.95% 하락했다. 다만 주말을 보낸 유럽 증시는 장 초반 충격에서 진정되고 있다. 26일 4.74% 폭락했던 유로스톡스50지수는 29일(현지 시간) 오후 1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에 비해 0.83% 올랐다. 같은 시각 프랑스(0.89%) 독일(0.51%) 등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의 백신 효과를 검증하는 초기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는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한국에 역풍이 닥칠 수 있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단기적으로 오미크론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비대면 근무와 온라인 소비 확산 등 코로나 확산에 대한 충격 완충 능력이 높아진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