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을 겨우 한고비 넘긴 우리나라는 변이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주요국들의 국경 봉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풍부한 인적 인프라를 장점으로 ‘세계 2의 공장’이라 불리는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생산국들에서의 공급 차질이 걱정이다.
정부는 경제산업 전 분야에 걸친 ‘오미크론 쇼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한 고비 넘긴 ‘요소수 대란’…가수요 상당부분 해소
기획재정부 이억원 1차관은 전날(1일) 열린 ‘22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회의’에서 “요소수 생산 안정에 따라 가수요가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실제 일일 요소수 생산량은 소비량을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내 전체 요소수 생산량은 85만 리터(L)로, 하루 소비량인 60만 리터를 크게 웃돌았다.
다음날인 30일에도 5대 기업에서 생산한 요소수량만 78만7000만 리터로, 국내 하루 소비량을 앞질렀다.
특히 전국 중점 유통(거점)에는 하루 20만~30만 L 수준의 물량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반면, 판매량은 11월 중순 40만 L 수준에서 최근 20만 L로 떨어져 가수요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해외 수입 물량도 이달부터 속속 국내에 반입될 예정으로 ‘중국발 요소수 대란’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정부도 “국내 일별 생산량이 소비량을 상회하는 가운데 수급 안정 기대감에 따른 가수요 감소 등으로 요소수 시장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소수 넘기니 이번엔 오미크론…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생산국 ‘셧다운’ 우려
변이바이러스 급속 확산에 세계 주요국들이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다행히 생산·공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주요 공장들의 ‘셧다운’조치와 같은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은 아니지만, 향후 확산 정도에 따라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장 풍부한 인적 인프라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몰린 동남아의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베트남의 경우 오미크론 출현 전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셧다운이 장기화하고 있다.
주요 외신 경제매체에서는 베트남의 셧다운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은 고객사들에 “베트남의 경제회복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베트남에는 나이키와 아디다스, 랄프로렌, 자라,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주요 의류업체의 생산공장이 대거 포진돼 있다. 하지만 지난 7~8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정부가 강도 높은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현재는 줄줄이 문을 닫은 상태다.
베트남과 같은 초강경 조치까지는 아니지만, 글로벌 반도체 공급량의 7%를 차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이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출고 지연 사태를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공급망 차질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인데 최근에는 변이바이러스까지 출헌하면서 당국도 봉쇄 수준에 가까운 조치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리아 자말루딘 말레이 보건장관은 “(여행 제한 대상 국가들과의) 백신 트래블 레인(LAT)을 개설하려던 계획 또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기존에 취했던 여행 제한 조치를 한 차례 강화한 것이다.
◇정부, 물류리스크 대책 마련 분주 “2의 요소수 대란 막는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제2의 요소수 대란’을 막고자 수출입물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대응전담반 가동에 들어갔다.
전날 산업부·해양수산부·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 등 4개 부처와 KOTRA(코트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무역협회, 해운협회, 국제물류협회, 한국무역정보통신 등 4개 유관기관이 참여한 수출입물류 비상대응전담반(TF) 운영을 알렸다.
정부는 변이가 확산돼 일부 국가의 항만이 폐쇄되고, 선원교대 금지 등이 현실화할 경우 물류 애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응반(TF)은 향후 글로벌 물류 상황이나 오미크론의 확산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투입선박 항로·규모 조정, 애로해소 적기 지원 등 민관합동으로 총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미 최근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한 정부의 TF도 가동·운영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첫 회의를 열고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대비하는 ‘경제안보 핵심품목 공급망 관리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TF에는 기재부를 비롯해 과기정통부, 외교부, 문체부, 농식품부, 산업부, 복지부, 국토부, 해수부, 식약처, 관세청, 산림청 등 10여곳이 참여했다.
TF는 기재부 1차관을 팀장으로, 총괄·품목1·품목2·대외 등 4대 실무 작업반을 두기로 했다.
앞으로 Δ4000여개 품목 대상 EWS 가동 Δ100~200개 경제안보 핵심품목 지정 Δ맞춤형 수급 안정화 방안 마련 등에 나선다.
산업연구원 홍성욱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도 그렇고 주요국들에서도 오미크론으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 사례는 없어서 조금 더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지난 7월에 4차 확산 때처럼 우리나라에도 12월 하반기 중순이 지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다시 강화된다면 아무래도 4% 경제성장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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