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내일)부터 3기 신도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경기 남양주 왕숙 1지구의 토지보상 작업이 본격화된다. 또 아직까지 보상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남양주 왕숙 2지구와 부천 대장지구, 고양 창릉지구 등도 이르면 이달부터 토지보상이 시작된다.
이는 신도시 조성사업이 본격화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1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토지보상자금이 시중에 풀린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최근 가격 상승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등 주춤해지고 있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새로운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내일부터 남양주 왕숙1 토지보상 시작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30일에 남양주 왕숙 1지구 소유자와 주민들에게 ‘손실보상협의 요청서’를 발송했고, 3일부터 토지 및 지장물 등에 대한 보상을 진행한다고 1일(어제) 발표했다.
LH는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토지 보상계획을 공고한 뒤 주민단체 등과 협의를 진행했고, 올해 7월에는 지장물(약 8500동)과 영업권(약 1500건) 등에 대한 기본조사도 끝낸 상태다.
LH는 앞으로 약 3개월간 토지 및 지장물에 대한 보상을 진행하고, 협의 기간 이후에는 수용재결 신청 등 후속 절차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1000㎡ 이상의 토지를 협의로 양도할 경우 사업지구 내 협의양도인택지 신청자격을 주고, 400㎡이상 토지를 협의로 양도한 소유자에게도 85㎡ 이하 분양주택 특별공급 신청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대토보상에 대해서는 토지 등 소유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중 대토보상 계획 공고 및 신청접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원주민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원주민 재정착을 위한 맞춤형 지원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 왕숙 2·부천 대장도 조만간 토지보상 시작
이번 조치로 3기 신도시 7곳 가운데 3곳의 토지보상이 이뤄지게 됐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토지보상이 시작된 하남 교산은 83%(11월1주 기준), 인천 계양은 69% 정도 토지보상 작업이 진행된 상태다.
나머지 남양주 왕숙 2지구와 부천 대장, 고양 창릉지구도 보상작업을 위한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다. LH는 이와 관련해 “왕숙 2지구와 부천 대장은 이달 중에 보상작업을 시작하고, 고양 창릉은 내년 1분기(1~3월) 중에 진행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2월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는 2023년 이후부터 토지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처음으로 가진 광명시흥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내년 상반기 중 지구지정을 마무리하고, 2023년부터 토지보상협의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내놨기 때문이다.
● 13조 원 규모의 토지보상금 풀린다
토지보상작업이 본격화된다는 것은 신도시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뜻이다. LH는 1일 보도자료에서 남양주 왕숙 1지구의 앞으로 일정과 관련해 “2023년 6월 부지조성공사 착수→2024년 본 청약→2026년 최초 입주 시작→2028년 12월 말 사업 완료”라는 세부내용을 공개했다.
남양주 왕숙 1지구에서는 약 5만4000채의 주택공급이 계획돼 있고, 이 가운데 약 2300채는 이달 중 사전청약 물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다 왕숙 2지구(1만4000채) 부천 대장(2만 채) 고양 창릉(3만8000채) 등도 잇따라 토지보상을 끝낸다면 본격적인 물량 공세가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13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보상금이 일시에 풀리는 것은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불안 요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주 왕숙 1·2지구에서 풀릴 보상금은 5조7000억 원, 부천 대장은 1조 원, 고양 창릉은 6조30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에 현재 보상작업이 한창인 하남 교산과 인천 계양지구의 보상비까지 더하면 금액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시절 판교 등 2기 수도권 신도시를 추진하면서 100조 원 넘는 보상금이 사용됐고, 이 가운데 30조 원 가량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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