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득 상위 10~30% 10명 가운데 6명은 앞으로 부동산 구매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의 80%가 “5%대 대출 금리에선 구매를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5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팬데믹 시대의 대중부유층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30%인 ‘대중부유층’의 58.4%가 “향후 부동산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4.8%는 대출을 부동산 구매 자금의 주된 출처로 보고 있었다.
이들은 대출 금리 상승에는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 대출을 통해 부동산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자들은 ‘대출 금리 4%대’에선 55.6%가, ‘5%대’에선 78.4%가 “부동산 구매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소득 상위 10~30%에 해당하는 전국 가구 연소득 7000만 원 이상~1억2000만 원 미만(세전 기준)의 대상자 40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를 고려하면 당장 대출로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대중부유층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1월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가 평균 연 3.58~4.954% 수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대중부유층의 총자산은 올해 9억1374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19.5%(1억4901만 원) 증가한 규모다. 이들의 자산 축적에 주로 기여한 건 역시 부동산이었다. 올해 대중부유층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7억5042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3.2%(1억4143만 원) 늘며 총자산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상화폐 등 실물 자산, 대출·보증금 등 부채도 늘어났지만 예·적금, 연금, 주식 등 금융 자산은 지난해보다 516만 원 감소했다.
대중부유층 4명 중 3명(75.7%)은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 마련을 위한 자금 원천으로는 가구 소득(92.1%)과 대출(47.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이 가진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잔액은 1억5404만 원, 신용대출과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4892만 원이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로활동의 가치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응답은 28.7%였다. 그 이유로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폭이 더 높아서’(46.1%)와 ‘생필품 등 물가 상승 폭이 더 높아서’(33.4%)라는 응답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산 가치가 폭등하자 근로소득으로는 내 집 마련 등으로 자산을 형성하거나 제대로 소비하기가 힘들다고 판단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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