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은 바다… 남극 주변 해류, 온난화로 속도 점점 빨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6일 03시 00분


기상 패턴 변화-빙하 유실 등 우려

남방해양탄소·기후관측및모니터링(SOCCOM) 프로젝트 연구원들이 남극해에 해양 부유체를 설치하고 있다. SOCCOM 제공
남방해양탄소·기후관측및모니터링(SOCCOM) 프로젝트 연구원들이 남극해에 해양 부유체를 설치하고 있다. SOCCOM 제공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유일한 해류인 남극순환류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해류 속도의 증가로 바닷물 속 열에너지와 영양소가 전 세계로 이동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전 세계 기상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극지방에선 빙하가 빠르게 녹는 등 심각한 환경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스크립스해양연구소와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인간이 거주하는 아열대 지역의 열 배출이 늘면서 최근 60년간 남극순환류의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1월 29일자에 공개했다.

남극순환류는 남극 대륙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으로 흐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류다. 남극 대륙과 남아메리카 사이의 드레이크 해협을 통과하는 남극순환류의 평균 수송량은 약 136.5스베드럽(Sv·1Sv은 초당 106m³)으로, 전 세계 강물 수송량의 135배에 이른다. 대서양을 거쳐 태평양, 인도양으로 이동하며 전 세계 주요 해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연구팀은 인공위성으로 해수면 높이를 측정하고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양 부이 네트워크인 ‘아르고’를 이용해 남극순환류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극순환류 표층의 속도를 나타내는 수송량은 1940∼2019년 약 2Sv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열대 지역에서 과도한 열이 공급된 점을 이유로 꼽았다. 남극순환류는 따뜻한 아열대 해양과 차가운 남극 지방 해양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아열대 지역에서 열 공급이 과도해지면서 아열대 해양과 남극 해양의 온도 차가 더 커지고, 이로 인해 해류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스자루이 미국 스크립스해양연구소 연구원은 “남극순환류의 속도 증가는 아열대 지역과 남극 지역 간의 열과 탄소 교환을 촉진할 것”이라며 “그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남극순환류#남극해류#빙하 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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