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세와 변이인 오미크론 공포가 확산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날 재택근무 비율을 확대하거나 해외 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등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올들어 처음으로 주말특근을 재개한 자동차업계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4주간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적모임 인원 최대 허용 기준이 기존 수도권 10인·비수도권 12인에서 수도권 6인·비수도권 8인으로 바뀐다. 백신 접종 증명서나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는 방역 패스를 적용하는 시설이 식당과 카페를 포함한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로 대폭 늘어났다. ◆ 회식·출장 자제하고 재택근무 늘린다
‘위드코로나’가 한달 만에 중단되고 다시금 일상회복을 멈추고 거리두기가 강화된 가운데 재계도 재택 근무 체제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회식 금지, 사내 피트니스 및 실내외 체육시설 운영 중지, 해외 출장 자제 등의 새 방역 지침을 내렸다. 출장 허용 범위는 경영상 필수 출장으로 제한했다. 업부 승인이 떨어질 때만 허용하는 것으로 절차를 바꿨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최초 발생 9개국 출장은 아예 금지됐다. 특히 이달 중순 예정돼 있는 글로벌 전략회의도 대면에서 온라인 회의 전환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와 계열사도 정부 특별방역대책에 맞춰 이날부터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30%에서 40% 이상으로 높인다. 회의·집합교육도 30인에서 20인 이하로 인원을 축소한다. 행사 역시 30인 이하로 할 수 있다. 회의·집합교육과 행사는 접종 완료자에 한해 참석 가능하다. 외부 방문객 사내 출입 제한 조치도 재개한다.
SK그룹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계열사들에 재택근무를 확대하고, 보고 및 회의를 비대면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방역 강화 수칙을 권고했다. SK가스, SK케미칼이 재택근무, 출장 자제 선제 조치에 나섰다. 나머지 SK 계열사들도 방역지침 강화에 따른 재택 여부 및 비율, 출장, 회의 방식 변화에 대해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도 국내외 출장을 자제하고 현 30% 수준인 재택근무 비율을 40% 이상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50인 이상 행사 및 집합교육 금지, 회식 금지, 체육시설 운영 중단 등의 방역 수칙을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한화는 재택근무 비율을 30% 이상 필수로 전환하고 회의는 화상회의로 진행하도록 했다. 두산은 필수 인원 외 재택 근무, 국내외 출장 자제, 회식 금지 등을 권고하는 내용의 내부 방역 지침을 새로 공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재택근무 비율을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시차 출퇴근제(오전 7~10시)를 연장 실시할 계획이다. LS그룹은 연말 사내 회식을 모두 취소하고 계열사별 추가적인 지침 강화를 검토 중이다.
이에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 전시회 CES 2022 참석도 축소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지만 세계 각국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출장 규모를 재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 등 참석을 하려고 했으나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자동차, 올들어 첫 주말특근 재개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생산량을 조절해온 현대차 울산 1~5공장은 지난 4일 올들어 처음으로 주말특근을 실시했다. 기아 역시 부품 재고 추이를 파악하며 특근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9월 이후부터 공급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며 생산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자동차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반도체발 생산차질이 극심했던 지난 9월 국내외시장에 53만9236대를 판매한데 이어 10월 54만8162대, 11월 57만3728대 등 점차적 판매 회복세를 나타냈다.
실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 5개사가 보유한 재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르네사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스위스 ST마이크로,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등 5개사의 3분기(7~9월) 재고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0.7% 늘었다. 이는 3분기만의 증가세다. 닛케이는 “자동차회사들의 공급난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공급망 차질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은 오미크론 출현 이전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을 겪어왔으며, 오미크론 이슈로 사태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도 문제다. 하루 확진자가 5000명 안팎으로 치솟은데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국내 공장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4일 특근을 재개했지만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부품 수급이 여전히 유동적이고 오미크론 등 변수가 많다”고 우려했다.
◆ 항공업계, 괌·태국 등 국제선 운항 중단
오미크론 공포에 가장 타격이 큰 항공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괌, 태국 등 휴양지를 중심으로 노선 재운항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특히 괌 노선 운항 축소는 사이판과 달리 우리 정부와 입국자 격리 면제 제도인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하는 승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정부는 3일부터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0일 격리 조치를 시행하면서 괌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은 귀국 후 격리를 해야 한다. 괌 노선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 수요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제주항공은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괌 노선 7편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달 25일 괌 노선 운항을 재개해 이달부터 주 4회 괌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다. 16일 이후에는 주 4회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방역 상황에 따라 운항이 축소될 수 있다.
또 인천~치앙마이도 지난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운항했으나 오는 10, 17일 취소했다. 1년8개월여 만에 재운항 계획이었던 인천~방콕 노선도 내년 1월29일로 연기했다. 부산~사이판은 지난 1일부터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오는 29일로 연기했다.
에어서울도 23일 인천~괌 노선을 운항 중단 660여 일 만에 재개하려고 했으나 내년 1월29일로 연기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이번주 괌 운항을 중단했다. 진에어 경우 인천~괌 운항을 기존 주 4회에서 2회로 축소했다. 18년 만에 오는 23일 괌 노선 운항 재개를 앞두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현재까지 변동사항은 없으나 확산 추이를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입국 강화 여건때문에 모객이 없어 운항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면서 “확산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운항 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