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수지 호조가 이어지면서 10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1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도 770억7000만 달러로 5년 만에 최대 흑자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1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69억5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흑자폭은 46억1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지난해 5월부터 1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번 달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 들은 것은 상품수지에서 전년동월대비 흑자폭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상반기 중 상당한 흑자폭이 있었고, 3분기도 나쁘지 않아 1~10월 누계로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 1~10월 누적 경상수지는 770억7000만 달러로 2016년(826억9000만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 흑자를 나타냈다. 2015년(873억5000만 달러), 2016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인 920억 달러 흑자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두 달 동안 흑자 규모가 150억 달러 정도면 가능하다.
이 부장은 “경상수지가 1~10월 누계 77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산술적으로 볼 때 남은 두 달 동안 150억 달러 정도 달성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93억8000만 달러(20.1%) 늘어난 559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12개월 연속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반도체 등에서 수출 호조가 이어진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141% 뛴 가운데, 화공품(41.5%), 반도체(28.1%)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자동차부품(-1.1%), 승용차(-5.1%) 등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39억1000만 달러(38.2%) 늘어난 503억4000만 달러로 집계돼 11개월 연속 늘었다. 석유제품,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원자재가 70.7% 증가한 가운데, 자본재와 소비재가 각각 15.5%, 11.3%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가파르게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56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흑자폭이 45억3000만 달러 축소됐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흑자폭이 반토막 났다.
10월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 개선 등으로 한 달 만에 전년동월 8억3000만 달러 적자에서 6억3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운송수지는 2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흑자폭이 17억4000만 달러 확대돼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 상승으로 2020년 7월(1000만달러)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10월 선박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4600으로 전년동월대비 212.6% 급증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4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의 4억7000만 달러 적자대비 적자폭이 2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 부장은 “운송수지 흑자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운송수입 규모가 47억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영향”이라며 “해상 운임, 항공 운임 상승세가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나라 해운사들의 선박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6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억 달러)과 비교해 흑자 폭이 18억3000만 달러 축소됐다. 배당소득수지가 지난해 10월 15억7000만 달러 흑자에서 3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전소득수지는 1000만 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상품·서비스 거래 등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70억1000만 달러 증가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는 77억2000만 달러 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30억 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9억4000만 달러 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은 1억6000만 달러 줄어 2019년 8월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채권도 11억 달러 늘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39억2000만 달러 늘면서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이 중 주식투자는 23억5000만 달러 감소했고, 채권투자는 62억7000만 달러 늘어 지난 1월 이후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증가폭도 전년 동기(22억9000만 달러)에 비해 확대됐다.
한은은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 병목 해소 지연 우려 등에도 앞으로 비슷한 수준의 흑자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장은 “통관기준 1~10월 수출 증가율은 26%이고 같은 기간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수입 증가율은 25.7%로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며 “총 수입과는 차이가 있지만 에너지류를 제외한 수입은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해외로부터 도입하는 원유도입 단가 증가율이 10월 전년동기대비 77.8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0.2% 상승했고, 천연가스는 톤당 668달러로 142.2% 증가했다”며 “11월 LNG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아 원유도입 단가 기준으로 보면 11월 83.7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00.3% 늘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폭이 상당하기 때문에 총수출과 총수입을 비교하면 차이가 계속 나겠지만 총 수입에서 에너지를 제외하면 총 수출과 비슷한 추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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