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디지털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력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겁니다. 비브스튜디오스만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인 ‘비버스’를 구축하겠습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최근 가상현실(VR) 제작 솔루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다. 삼성전자와 함께 단편영화를 만들고, SK텔레콤의 지분 투자를 받는 등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달 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김세규 대표(46)는 “지난해 한 방송사에서 사망한 소녀와 어머니를 가상세계에서 만나게 하는 VR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관심을 많이 받았다”며 “메타버스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요즘 더 연락이 많아졌다”고 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2003년 문을 연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 전문 스튜디오다.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작한다. 특수 카메라와 발광다이오드(LED) 대형 화면, 실시간 3차원(3D) 그래픽 처리 등의 기술력을 갖춰 증강현실(AR), VR, 확장현실(XR) 전문 회사로 꼽힌다. 해외 로케이션을 가거나 녹색 배경에서 컴퓨터그래픽(CG) 촬영을 하지 않고도 LED 스크린과 실시간 그래픽처리 등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배우는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세트 제작이나 인력 투입 등의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단편 영화 ‘더 브레이브 뉴 월드’가 그 예다. 영상에선 위험한 절벽 배경과 서울 강남대로 등이 등장하는데, 전부 회사의 스튜디오 한곳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비브스튜디오스는 올해 6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인 SK텔레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개발한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와 손을 잡고 가상인간 제작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MZ세대는 일방향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가상 인플루언서도 사람처럼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즐기고 소통하는 ‘메타버스 세상’이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메타(페이스북)와 애플 등의 AR·VR 기기 등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며 “가상공간에서 활용될 콘텐츠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비브스튜디오스의 기술력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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