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금융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완판 행진을 이어가던 대구 등 일부 광역시에서 1순위 청약에 이어 무순위 청약까지 미달 사례가 나오고 있다. 또 세종에서는 5년 6개월 만에 미분양 주택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지방에서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 침체로 인구가 빠져나가고, 서비스업이 악화하면서 주택시장이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주택 수요가 떨어지는 일부 비인기 단지에 국한된 것으로, 공급 과잉을 우려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정부의 잇단 규제와 내년 대선 등 주요 변수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등 청약시장에서도 이른바 ‘되는 곳만 되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소폭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감소했으나, 지방에선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4075가구로, 전월(1만3,842가구) 대비 1.7%(233가구) 증가했다.
주택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미분양 주택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2만6703가구에서 올해 2월 1만5786가구, 6월 1만6289가구 이후 지난 9월 1만3842가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290가구로 전월(1413가구) 대비 8.7%(123가구) 감소했지만, 지방은 1만2785가구로 전월(1만2429가구)보다 2.9%(356가구) 증가했다.
지방에서는 전남(67.9%), 경북(13.9%), 부산(1.1%)은 늘었고, 경남(-19.2%), 울산(-14.1%), 강원(-9.9%) 대구(-7.6%) 등이 줄었다.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7740가구로 전월(7,963가구) 대비 2.8%(223가구)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전체 미분양 물량 중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397가구로 전월(415가구) 대비 4.3%(18가구) 감소했고, 85㎡ 이하는 1만3,678가구로 전월(1만3,427가구)보다 1.9%(251가구) 증가했다.
전국의 주택 건설 업체들의 이달 분양 경기 기대감이 소폭 상승했으나, 지방은 감소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가 88.4로, 지난달보다 9p(포인트) 올라 80선을 회복했다. HSSI가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란 것을, 100 미만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90.9)과 인천(91.6), 경기(93.7) 등 수도권의 12월 분양경기 전망치는 지난달보다 각각 3.8p, 8.4p 3,4p 떨어졌으나, 90선을 유지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구(62.5)와 울산(76.9)은 지난달보다 하락했고, 1.9p 오른 세종(76.9)은 60~70선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규제로 인해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올 상반기 전국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던 분양시장이 하반기에 들어서며 지역별 편차가 생겼다”며 “최근 분양 물량이 많았던 대구와 세종을 중심으로 공급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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