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은 9일 지구 환경과 세계적 추이를 감안해 한국도 탄소중립 정책은 불가피하지만 국제 비교를 통해서 보면 무리한 목표를 내세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량을 넘어서는 탄소중립 정책은 자칫 제조업 공장의 해외 이전, 경제 위축,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14.5% 감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2050년까지는 80.4%를 감축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제조업 중심의 불리한 산업구조 △짧은 감축기간으로 높은 감축부담 발생 △주요 업종의 최고수준 효율성으로 추가 감축 여력 부족 △차세대 핵심탄소감축 기술의 수준 열위 △재생에너지·그린수소 경쟁력 부족 등 5가지를 감안할 때 무리한 목표라고 지적했다.
먼저 산업구조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8.4%이며, 철강, 화학, 정유, 시멘트 등 탄소다배출 업종의 비중은 8.4%다. 이는 주요국(G5 국가) 평균 제조업 비중(14.4%)과 탄소다배출 업종 비중(4.2%)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탄소를 감축하려면 생산량을 줄이거나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감축 기간의 과속도 문제다. 한국의 산업부문 탄소배출량 정점 연도는 2014년(OECD 데이터 기준)이다. 2050년까지 감축기간이 36년이다. 반면 G5는 독일 1990년, 영국·프랑스 1991년, 미국·일본 1996년이 정점 연도로 2050년까지 감축 기간이 54~60년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선진국들보다 더 급격한 탄소감축 정책은 국내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해 물가상승, 일자리 상실과 궁극적으로는 우리 경제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무탄소 에너지인 원전활용을 늘리고 감축 목표 자체를 재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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