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일 부사장 68명, 상무 113명, 펠로우(R&D 최고전문가급) 1명, 마스터(R&D 최고전문가급) 16명 등 총 192명을 승진 발령하는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들의 처우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자산총액 기준 국내 재계 서열 1위, 시가총액 기준 전세계 20위권 내에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이 회사의 임원이 되는 것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별’을 다는 것에 비유된다.
특히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세대교체’ 의지에 따라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를 각각 8명과 4명 배출했는데,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또래 직장인들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3분기 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임직원은 총 11만4373명이다. 이 가운데 상무급 이상 임원은 891명(사외이사 제외)으로, 전체 직원의 0.7%이다. 삼성전자 직원 중 임원에 오를 확률이 채 1%가 안된다는 얘기다.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삼성의 임원이 되면 많은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다. 부서별로 차이가 있지만, 많게는 100명이 넘는 조직을 이끌며, 회사의 투자에 비례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원에 오른다는 것은 1년마다 성과로 평가받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직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막중한 책임을 지게 하는 만큼, 삼성은 임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로 보상해준다.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연봉부터 2배가량 오른다. 2020년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2700만원이다. 이중 부장급 연봉은 1억원 중반에서 2억원가량으로, 부장 말년 차와 초임 상무 간 기본급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성과급에 많은 차이가 있어 연봉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가 미등기임원에 지급한 급여는 평균 7억4300만원으로, 전체 임직원 평균 연봉의 5.8배에 달했다. 임원 중에서도 부사장, 사장 등 대표이사급은 임원 평균보다도 몇 배의 연봉을 받는다.
사장급의 기본 월급여는 적게는 6000만원 대, 많게는 9000만원대이고, 부사장급은 5000만원 대에서 6000만원 대다. 부회장급은 월 기본급이 1억1000만~1억4000만원 대로 기본급만 1억원이 넘는다.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상여금은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CE(가전)와 IM(모바일)을 통합한 세트(SET)부문장을 맡으며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의 2020년 급여 총액은 41억830만원으로 기본급은 8억600만원이었지만, 성과급이 32억8800만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연간 CE부문 매출 48조2000억원, 영업이익 3조6000억원을 달성한 점과,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마이크로LED, 라이프스타일TV 등의 혁신 상품으로 15년 연속 TV 시장 세계 1위를 유지하는 등 견조한 성장을 견인한 점을 고려해 상여금을 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임원들에게는 업무 환경에서도 여러모로 배려해준다. 상무급 및 구 전무(전무-부사장 직급 통합에 따라 현 직급은 부사장)급은 사무실에 별도의 칸막이와 테이블을 놓아주고, TV, 냉장고 등도 제공한다. 구 부사장급 이상에는 출입문이 있는 격리된 사무공간을 내어준다.
삼성이 운영하는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에서 가족을 포함해 최고 수준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임원들에게 주어지는 특전이다. 또 삼성 계열이 운영하는 안양컨트리클럽, 가평베네스트, 안성베네스트, 레이크사이드 등의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의 부장급 이하 직원들 사이에서는 삼성 계열이 운영하는 골프장의 이용을 가급적 삼가는 게 불문율처럼 돼 있다.
삼성의 임원들에게는 급여 외 별도의 차량도 제공된다. 배기량 기준 상무급은 그랜저 등 3000㏄급 차량을, 전무는 현대 제네시스, 기아 K9 등의 3500㏄급, 부사장급은 4000㏄ 이하, 사장급은 5000㏄대 차량을 고르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회장 이상이 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한 뒤 벤츠나 BMW 등 수입차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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