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반도체 부족 우려에 BMW-스텔란티스-포드-GM 등
반도체 공급-공동개발 계약 체결
현대차, 당장 뛰어들 계획 없지만 공급 차질땐 전략 변화 가능성
올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골머리를 앓은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확보전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원자재 전반에 걸친 수급난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내년 사업의 성패는 공급망 관리 능력에서 갈릴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BMW는 독일 반도체 제조사 이노바,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와 연간 수백만 개의 반도체 공급을 보장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BMW는 플래그십(기함)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의 내부 간접 조명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를 공급 받는다.
완성차 업체들은 그동안 부품 협력사를 통해 반도체를 공급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차량용 반도체의 안정적 공급을 담보하기 위해 재고 관리 부담을 안고서라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과 직접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7일(현지 시간) 피아트, 지프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대만 폭스콘의 모회사인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 차량 4종을 위한 반도체 개발에 합의했다. 스텔란티스 측은 2023년까지 반도체 공급 전망이 불확실해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을 위해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부품사들이 (반도체 공급난에) 잘 대처할 것이란 확신이 흔들렸고 신뢰가 회복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포드는 지난달 글로벌파운드리스와, GM은 퀄컴 NXP 등과 제휴를 맺고 반도체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반도체 물량 확보는 물론이고 직접 설계를 하겠다는 테슬라 식 전략인 셈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가까이 두거나 자체 생산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을 더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당장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거나 자체 생산에 나서기보다는 협력사를 통한 반도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 권역 본부장이 반도체 내재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반도체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전략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생산 차질 규모가 1015만 대에 이르며 이 같은 상황은 2023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차량에 들어가는 마그네슘이 중국의 공급 중단 우려에 가격이 폭등했으며, 철강 제품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원자재를 적정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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