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동대문-마포 집값 상승률 0%… “1억 낮춰도 매수 문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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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금리인상에 ‘거래 빙하기’
주간 아파트 매매가, 서울 0.1% 올라
수도권 0.16%↑… 광명은 0.01% 내려, 대구-세종 등 지방선 하락세 뚜렷
“공급난 해결안돼 본격 하락 아냐, 강남권 상승세… 양극화 심해질것”

“직전 실거래가보다 1억 원 낮췄는데도 안 팔리고 있어요.”

서울 관악구 2265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에서 지난달 이뤄진 매매 계약은 단 2건이다. 올 10월만 해도 30평대(전용면적 84m²)가 역대 가장 높은 8억6000만 원에 팔렸다. 하지만 11월 초 같은 평형이 4000만 원 낮은 8억2000만 원에 거래된 뒤 매매가 끊겼다. 현재 호가는 7억6000만 원까지 내려갔지만 문의조차 거의 없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 달간 매수 문의가 1건일 정도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보니 매물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집값 1년 5개월 만에 최저폭 상승


매매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1% 올랐다. 이 같은 상승 폭은 지난해 6월 첫째 주(0.08%)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6%로 전주(0.17%)보다 감소했다. 경기 광명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1% 내리며 1년 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발표 등으로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먼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도 비슷한 분위기다. 서울 동대문 마포 관악구의 주간 상승률은 0%다.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매수세가 얼어붙다 보니 호가도 오르지 않는 것이다.

지방 집값 하락 조짐은 더욱 뚜렷하다. 대구 아파트 가격(―0.02%)은 2년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 0.16%에서 0.15%로 감소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가격 통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세종 아파트 매매가는 0.33% 내려 2014년 7월 이후 약 7년 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끊긴 영향이 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2309건으로 전년 동기(4380건) 대비 절반에 그쳤다. 월간 매매 거래량으로는 2019년 3월(2282건)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잠정 집계된 11월 매매는 972건에 그쳐 아직 신고 안 된 거래를 감안해도 다시 최저치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 3800채 단지 한 달 새 1건 거래

현장에선 ‘거래 빙하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 강북구의 3800채 규모 아파트 단지에선 지난달 매매 건수가 1건에 그쳤다. 다만 본격적인 집값 하락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더 많다.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가 일시적으로 억눌린 데에 따른 현상으로,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공급난이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하락하는 곳도 있지만 신고가 거래도 계속 나오고 있다. 거래 절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집값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는 강남권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억눌린 수요는 언제든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매가#거래 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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