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사 전환, 주총이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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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치 하락 우려하는 일부 투자자 설득이 숙제
포스코 “지배구조 전환 통해 철강회사 이미지 벗을 것” 강조

포스코가 내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지만 현실화되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지주사 전환 이후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내놓아 주주들의 찬성표를 끌어내지 못하면 주주총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그 밑에 사업회사인 포스코, 포스코케미칼과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을 배치하는 안건을 내년 1월 28일 임시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물적 분할로 포스코 사업회사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비상장회사가 된다. 지주사 체제 출범 시점은 내년 3월이다.

관건은 주총 통과 여부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9.75%), 약 70%는 개인투자자 및 외국인투자가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핵심 사업을 분할하는 물적 분할에 부정적이다. 국민연금은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할 때 반대표를 던졌다. 일부 소액주주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주사로 전환되는 포스코홀딩스의 주식 가치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물적 분할을 발표한 10일 주가는 4.58% 하락했다. 주총에서 물적 분할 안건이 통과되려면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포스코 입장에선 일부 투자자들의 반발을 잠재울 확실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배구조 전환을 통해 철강 중심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포스코는 “유망 신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철강 중심 기업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 2차전지 소재, 수소와 같은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철강 분야 매출 비중은 54%, 영업이익 비중은 74%에 이른다. 포스코가 신사업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포스코 사업회사가 비상장회사로 유지될지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신설 법인인 지주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포스코 사업회사는 물론이고 신규 설립 법인들도 가급적 상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언제든 정관을 변경해 상장에 나설 것이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50년까지 최소 40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 신사업 투자 계획까지 감안하면 적잖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지주사#주통#주식#포스코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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