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미국의 빨라진 긴축 움직임 등으로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증시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11월 이후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으면서 유망한 테마(주제)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 ETF’에 올라타고 있다.
○ 개인투자자, 11월 이후 ETF 3조원 순매수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2조61억 원어치의 ETF를 순매수했다. 10월(5570억 원)의 3.7배로 급증한 규모다. 개인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8936억 원을 추가로 담아 11월 이후 누적 ETF 순매수 규모가 3조 원에 육박한다. 올 1월 2조1454억 원의 ETF를 순매수한 뒤 10월까지 매달 순매수액 1조 원을 넘기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지난달부터 증시가 조정장에 들어섰다”며 “투자자들이 기존에 증시를 받쳐왔던 정보기술(IT) 등 개별 주식에서 이머징 섹터를 포괄하는 ETF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이 11월 이후 사들인 ETF 종목을 살펴보면 순매수 상위 5종목 가운데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8941억 원)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2068억 원) ‘KODEX K-메타버스액티브’(2017억 원) 등 3개 종목이 테마 ETF였다. 특히 순매수 1위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6.04%에 이른다. 높은 성적에 힘입어 이 ETF는 해외주식형 ETF 가운데 처음으로 최근 순자산 규모 3조 원을 돌파했다.
○ 올해 상장된 ETF 62.5%가 ‘테마형’
최근 출시되는 ETF는 테마 유형이 대세다. 과거엔 여행·레저, 바이오, 2차전지 등 특정 업종과 섹터를 추종하는 ETF가 많았지만 요즘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메타버스, 탄소중립(기후변화) 등 트렌드를 반영하는 ETF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 올해 신규 상장한 ETF는 총 80개다. 이 가운데 62.5%인 50개가 업종테마 또는 전략테마로 분류된 테마 ETF였다.
지난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기가 높아진 국내 골프산업에 투자하는 골프테마 ETF가 처음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이 포함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럭셔리 인덱스’를 추종하는 명품테마 ETF가 상장됐다. 이 ETF의 수익률은 올해 30%에 이른다.
15일에는 테마형 지수를 활용한 레버리지 ETF 2종이 국내 최초로 나온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내년에도 테마 ETF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친환경과 ESG가 더 부각되고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등 새로운 테마 상품이 등장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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