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분들 먼저 퇴근하고, 오후 6시 이후엔 직원에게 말도 걸지 말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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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양대 수장 취임 첫 일성

왼쪽부터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사장.
왼쪽부터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사장.
“윗분들이 먼저 퇴근을 빨리 하고, 오후 6시 이후엔 직원들에게 말도 걸지 마라.”(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장 사장)

“룰 브레이커(Rule breaker) 마인드를 가져라.”(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부문장 부회장)

삼성전자 양대 사업부문 수장들이 취임 첫 일성으로 ‘파격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달 말부터 나온 인사제도 혁신안, 정기 인사 등에서 ‘뉴 삼성’ 기조를 드러낸 삼성전자가 내부 혁신을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15일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부회장은 DX부문 사내 게시판에 첫 취임 일성을 전했다. 9년 만에 이뤄진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 통합 출범의 의미와 조직의 미래 방향성을 공유하며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한 부회장은 이날 게시글에서 “‘룰 브레이커’의 마인드를 갖고 변화에 우리 모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현장과 시대에 뒤떨어지는 기존 관행은 과감하게 바꾸자”고 강조했다. DX부문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원 삼성’을 내세우며 융합 시너지를 낼 것을 주문했다. 한 부회장은 “기존의 사업부와 제품 간 벽을 허물고 고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탐구해야 한다. 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상상력과 가능성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디바이스 측면에서는 기존의 스마트폰과 가전 등 구분을 벗어나 소비자의 다양한 디바이스 경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부문별로 나뉘어 있는 마케팅 채널도 통합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사업부별로 나뉘어 있던 온라인, B2B 등의 채널도 고객에게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조직과 인프라를 재정비해 나가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이날 오후 경계현 신임 반도체(DS)부문장 사장은 취임 이후 첫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1시간가량 열린 간담회는 실시간 사내방송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임직원들의 질문을 문자메시지로 받아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 사장은 이 자리에서 임원 및 상사들에 대해서 “질책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야 한다. 윗분들이 먼저 퇴근을 빨리 하고 6시 이후엔 직원들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내 한 직원은 “삼성전자에서 칼퇴근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저 정도 메시지가 나오는 게 놀라움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줄이고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자”며 “다양성을 위해서는 실패해도 괜찮다는 심리적인 ‘안전감’이 중요하다. 야구로 비유하면 에러를 낼지라도 일단 공을 세게 던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은 조직 개편 및 조직 문화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제 말(의견)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표현을 쓰며 직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 사장은 양방향 소통 간담회를 매주 수요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대적인 수장 교체와 조직 개편이 한꺼번에 이뤄졌던 만큼 양대 부문장이 본격적인 임직원 소통을 통해 내부 쇄신을 시작한 것”이라며 “적극적인 소통 의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반응이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양대 수장#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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