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료 인상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향후 10년간 112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과 함께 실손보험금 누수의 원인으로 꼽히는 비급여 진료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의 예상 손실액이 내년 3조9000억 원에서 2031년엔 22조9000억 원으로 급증해 향후 10년간 112조3000억 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15일 추산했다. 이는 최근 4년간(2017∼2020년) 연평균 실손보험료 인상률(13.4%)대로 매년 보험료가 오른다고 가정해 추정한 결과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갈수록 급증하는 것은 매년 보험료가 오르는 속도보다 가입자들에게 지급되는 보험금 증가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최근 4년간 보험금은 연평균 16.0% 늘었다. 이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2022년 135.3%에서 2031년 166.4%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뒤엔 보험사들이 보험료로 100만 원을 받아도 보험금으로 166만4000원이 나간다는 뜻이다.
보험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실손보험 손실로 인해 전체 보험산업이 적자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험연구원 전망에 따르면 실손보험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등 다른 보험 부문의 이익이 예년처럼 유지되더라도 2025년부터 적자 상태에 빠지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위기가 보험업 전체 기반을 무너뜨리고 보험사 파산까지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20%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 인상률은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