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대가로 금품을 받아 불법도박을 벌인 혐의로 재판 중인 전 프로야구 선수 윤성환씨(40)가 세금을 제때 내지 않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국세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1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따르면 윤씨는 2018년 종합소득세 등 3건의 국세 6억1900만원을 체납했다.
윤씨는 2004년 프로야구에 입문해 2020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소속 투수로 활약하며 국가대표에도 선발된 적 있는 스타 플레이어지만 지난해 승부조작 혐의에 연루되면서 불명예 은퇴했다.
거액의 돈을 받고 경기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이를 불법 도박에 사용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윤씨는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과 추징금 2억350만원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윤씨와 한솥밥을 먹었던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미국·32)도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당시 연봉 95만달러에 계약했던 레나도는 종합소득세 4억1200만원을 체납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선수도 다수 명단에 올랐다.
지난 2017년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뛰었던 기니비사우 국적의 축구선수 프레데릭 멘디(33)는 종합소득세 등 3건의 국세 3억6700만원을 체납했다.
2016~2017년 전남 드래곤즈 소속으로 국내 무대를 밟았던 브라질 국적의 축구선수 자이르 에두아르두 브리투 다 시우바(등록명 자일·33)는 3억2500만원의 종합소득세를 체납했다.
이밖에 2016~2017년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뛴 룰리냐(브라질·31)는 2억8300만원, 2018~19년 제주 소속으로 뛴 찌아구(브라질·33)는 2억7100만원을 체납했다.
또한 배정훈(63) 성우토건 대표는 증여세 등 총 9건의 국세 23억9200만원을 체납해 명단에 올랐으며, 입시학원 대성N스쿨 전 대표인 장대일씨(58)도 4억38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대상자는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국세가 2억원 이상인 경우 국세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공개항목은 이름, 상호,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등이다. 국세청은 2004년부터 매년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분납 등으로 체납된 국세가 2억원 미만이 되거나 불복 청구 중인 경우는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체납자 명단에 오른 고액·상습체납자는 지난해(6965명)보다 51명 증가했다. 특히 체납액이 100억원 이상인 고액 체납자의 인원이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38명으로 10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체납액은 5조3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409억원이나 늘었다.
개인 체납자는 4702명으로 전년 대비 69명 늘었고, 법인 체납자는 2314개 업체로 1년 전보다 오히려 8개 업체가 줄었다.
개인 최고 체납액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영찬(39) 엠손소프트 대표로, 체납액이 1537억원에 달했다. 강씨는 지방세도 57억원 체납해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지방세 체납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 비에이치홍대서교점을 운영하는 김현규씨(39)가 1329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745억원의 최성문씨(39·서비스업) 675억원의 박승배씨(36·스포츠 및 오락관련 서비스업), 550억원의 김정우씨(53·기타 갬블링 및 베팅업) 등이 체납 상위 5위에 속했다.
법인 중에는 쇼오난씨사이드개발㈜(부동산업·대표자 히라타 타키코)이 358억원을 체납해 최고액을 기록했다. ㈜제이피홀딩스 피에프브이(대표자 최광문)과 ㈜제이피홀딩스가 각각각 277억원, 270억원을 체납해 2, 3위에 올랐다.
국세청은 이날 불성실 기부금수령단체 37개 단체도 공개했다.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기부자별 발급명세를 작성·보관하지 않은 단체, 상속세·증여세법 상 의무를 불이행해 세액을 추징 당한 단체 등이다.
종교단체가 26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의료법인 5개, 교육단체 2개, 학술·장학단체 4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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