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덕에 웃었다…백화점 ‘1조 클럽’ 1년새 2배 늘어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6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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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연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백화점이 1년 사이에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명품 소비로 폭발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이 지난해 5곳에서 올해 10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신세계 강남점, 신세계 센턴시티점, 롯데 본점, 롯데 잠실점, 현대 판교점에 더해 올해는 신세계 대구점, 현대 압구정본점, 갤러리아명품관, 롯데 부산본점, 현대 무역센터점 등 5곳이 새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올해 1조원 클럽이 증가한 것은 명품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명품 소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고 매출 구성비도 15%에서 올해 16.9%로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의 33%는 명품이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15조8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 7위 규모다.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매장은 현대 무역센터점을 제외하고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가 모두 입점해 있다는 점에서 명품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12월 개장한 신세계 대구점은 4년 11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최단기간에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점은 첫 루이비통 매장을 선보인 후 지난해 12월 에르메스, 올해 3월 샤넬을 잇따라 유치했다.

특히 명품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MZ세대를 공략한 것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MZ세대는 자신의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FLEX)를 즐기면서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자, 백화점 개점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명품을 구매하는 ‘오픈런’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8.1%에서 지난해 46%로, 신세계백화점에서는 49.3%에서 50.7%로 늘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멘즈 럭셔리관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 남성전문매장을 오픈하는 등 리뉴얼을 통해 기존 VIP는 물론 MZ세대 고객을 끌어모았다.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VIP 고객과 2030세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1%, 32% 증가했다. 리뉴얼을 완료한 지하 2층과 4층의 경우 2030 고객의 매출이 각각 42%, 85% 늘었다.

갤러리아명품관도 선제적으로 명품 MD를 강화해 하이주얼리&워치 매장을 확대했다. 여성의류와 슈즈로 구성된 웨스트 3층도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단행해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새 단장했고 내년에는 명품 슈즈 존을 비롯해 루이비통 등 명품 남성 전문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갤러리아명품관은 11월 말을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테고리별로 하이주얼리&워치 67%, 샤넬 등 명품잡화 49%, 루이비통 남성 등 명품남성이 35% 성장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3월부터 명품 강화를 기조로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루이비통맨즈 등 30여개의 남성 해외명품 브랜드를 도입한 남성 명품관을 오픈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새 단장을 한다. 본점 1,2층과 지하 1층은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해외명품 부문의 리뉴얼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화점 매출 규모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선 상태로 내년에 글로벌 여행이 재개되면 소위 ‘명품런’ 수요가 해외 여행으로 이전하면서 백화점 성장률을 상당히 훼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여행 재개 시기가 지연된다면 백화점의 실적 모멘텀은 더 길어질 수 있으며, 성장률도 좀 더 올라갈 수있다”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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