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쌍용차 매각…법원 회생계획안 제출시한 4번째 연기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9일 07시 23분


코멘트
21일 서울시내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21일 서울시내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쌍용자동차 매각 작업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수대금 조정을 놓고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회생계획안 제출 시점이 내년 3월까지로 벌써 네번째 미뤄졌다. 법원은 인수대금 조정기일을 따로 정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시한도 정하지 않았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에 의문부호가 이어지면서 매각 무산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19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기존 내년 1월1일에서 3월1일로 다시 2개월 연기했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은 원래 올해 7월1일이었지만 4번째 연기되며 7개월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난항을 거둔 데다가 에디슨모터스로 결정된 이후에도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정밀실사를 마친 에디슨모터스는 추가 부실을 이유로 입찰가(3100억원)의 5%에 해당하는 155억원을 깎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155억원은 앞서 인수를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서 조정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다. 반면 주간사인 EY한영은 청산가액을 고려할 때 50억원까지만 삭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법원 역시 인수대금조정 기일을 정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따로 마감 일자를 정하지 않았다. 당초 인수대금 조정기일은 12월 9일까지였지만 13일로 한차례 연장된 바 있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내년 1월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시장에선 딜이 무산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금 마련이 어려워 시간끌기에 들어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쌍용차 인수전에 관여했던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자금 마련을 못하고 있어 FI(재무적투자자)들이 향후 유상증자에 회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인수대금은 총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에디슨모터스는 키스톤PE와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사모펀드 KCGI 등 재무적 투자자 등으로부터 쌍용차 인수자금 31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수 후 운영자금 5000억원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나머지 7000억~8000억원은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등 자산 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이었지만 사실상 쌍용차를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금융사인 산업은행이 대출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면서 에디슨모터스도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법원이나 산업은행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우협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전 포기를 선언한다면 쌍용차 정상화는 또 기약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청산가치가 높게 나온 상황에서 재매각을 시도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청산으로 가자니 고용과 지역 경기 등 정치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에디슨모터스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산은과 법원이 인수전을 무산시키기 어려운 것”이라며 “쌍용차 인수 의지가 있는 건실한 기업이 나타나야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