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의 올해 수익률이 동학개미 수익률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며 한 자릿수 상승률에 그친 반면 미국 증시는 2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대형 A증권사의 연령별·국가별 고객계좌 수익률에 따르면 해외주식 전연령 평균 수익률은 1.52%로 국내주식의 전연령 평균 수익률 0.43%의 3배를 넘어섰다.
연령대별로 보더라도 10대 해외주식 수익률이 5.44%로 국내주식 수익률인 3.18%를 크게 웃돌았다. 부모가 사준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은 10대 주식 수익률이 의외로 전 연령에서 가장 높았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20대도 국내주식(0.21%)보다 해외주식(0.52%) 수익률이 좋았다.
국내 주식투자자들이 해외주식 투자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은 연초 ‘삼천피(코스피 3000)’ 돌파 이후 불확실성 확대로 지지부진했던 코스피 지수 대비 미국 3대 지수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 12월16일까지 S&P500(26.16%), 나스닥(19.55%), 다우(18.77%)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20%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코스피 지수는 2.1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 3대 지수는 11월 연중 최고치를 나란히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상승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6월말 3300선을 돌파한 뒤 장기 조정기에 진입하면서 연중 최고치 대비 약 10% 빠졌다.
투자자들이 많이 산 종목의 주가 추이도 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수익률을 갈랐다.
동학개미는 올해 3% 하락한 대장주 삼성전자를 무려 32조원이나 사들였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테슬라 상승률은 32%에 달했다. 이밖에 PROSHARES ULTRAPRO QQQ ETF(65.9%), 알파벳(61.7%), 애플(29%), 메타(22.2%) 등 다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도 높았다.
국내 주식의 수익률 저조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 서학개미의 올해 미국 주식 거래규모(매수도 결제규모 합계)는 무려 3529억달러로 지난해 거래규모(1781억달러)의 두배 수준이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증시는 연초에 흥분한 상태로 장을 시작했다가 여름 이후 부진하면서 지친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서학개미가 동학개미보다 우월한 성과를 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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