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지난달 상장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점으로 내려앉았다. 사회지출 법안에 대한 기대심리가 재차 부각되면서 반등했지만 한 달 전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리비안을 3000억원 넘게 사들인 서학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리비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60% 오른 96.82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악재로 작용했던 사회지출 법안 관련 우려가 완화되면서 반등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회지출 법안과 관련해 조 맨친 의원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회의를 했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내년 1월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우려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비안 주가가 상장 이후 한때 180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반토막 수준이다. 20일 리비안은 전기차 보조금이 포함된 미국의 사회복지·기후변화 예산안인 일명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의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7.90% 급락했다. 이에 89.98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산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R. J. 스카린지 리비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급망 문제로 올해 생산 목표 1200대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생산 목표보다 수백대 부족하다”며 “R1T 전기 픽업트럭과 R1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단기에 늘리는 건 복잡한 오케스트라와 합주와 같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 전망이 나온 17일 리비안 주가는 10% 넘게 하락하면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리비안은 지난달 10일 올해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상장했다. 높은 기대감에 미국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대거 투자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후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의 리비안 순매수 금액은 약 2억6531만달러(약 3160억원)로 해외주식투자 순매수 순위 4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리비안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기준 리비안의 주가매출비율(PSR)은 25배 수준”이라며 “경쟁 업체인 테슬라(13배)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비안은 조지아 신공장 증설에 약 6조원을 투자하는 등 양산 체계 구축에 자금 소요가 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리비안은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출신인 스카린지가 2009년 창업했다. 상장 직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기존 자동차 기업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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