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차’ 美 신생 스타트업이 차지…전기車 ‘왕좌의 게임’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15시 24분


‘루시드 에어’. 사진 루시드 모터스
‘루시드 에어’. 사진 루시드 모터스
“새로운 방법으로 만든 트럭을 보여줬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올해의 차’ 트럭 부분에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픽업트럭 R1T를 선정하면서 내놓은 평가다. 올해 9월 첫 출고를 시작한 리비안이 포드, GMC, 현대자동차 등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앞서 이 매체는 올해의 차 세단 부분에서 스타트업 루시드의 ‘루시드 에어’를 선정했다.

전기차 시대가 펼쳐지면서 자동차 업계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2022년 자동차 시장은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의 거센 도전과 이에 맞선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성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전기차 관련 시장 전망치는 나날이 갱신되고 있다. 22일 자동차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EV볼륨스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91만대로, 연간 판매량은 기존 예상치(480만 대)를 대폭 넘어선 630만 대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25년 22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부품 수가 적은 만큼, 플랫폼과 차량용 배터리만 확보하면 누구든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미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테슬라를 비롯해 미국 루시드와 리비안, 유럽의 리막, 중국의 니오 등은 이미 전기차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리비안의 경우 올해 11월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직후 주가가 치솟으며 한 때 포드, 폴크스바겐 등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루시드와 리비안의 뒤를 이어 피스커, 카누 등이 떠오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헨릭 피셔가 세운 피스커는 첫 번째 전기차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오션을 공개하고 내년 중 판매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가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도 전기밴을 내년 하반기(7~12월)부터는 선보일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은 차량을 양산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비안은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공장을 갖고 있으나, 실제 출고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피스커 역시 2023년에야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카누는 최근 엔지니어들의 이탈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다. 앞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콜라, 로드타운모터스 등도 실제 차량 생산에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신생 전기차 브랜드들의 공세가 거세지자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전략을 공격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026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을 170만 대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기존 목표가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장 사장의 발언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 전기차를 한 대도 판매하지 않은 일본 도요타도 전기차 시대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2030년까지 판매량 350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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