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인수에 필요한 경쟁당국 심사를 사실상 모두 마쳤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에서도 과반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인텔의 낸드플래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대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와 인텔의 합의로 시작된 9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다. SK하이닉스는 이후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싱가포르 대만 브라질 등에서 기업결합과 관련한 심사를 받고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3분기(7~9월) 기준 삼성전자가 34.5%로 1위,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가 19.3%로 2위다. SK하이닉스가 13.5%로 3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13.2%로 4위다. 6위인 인텔(5.9%)의 몫을 가져오게 되면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19.4%로 올라 키옥시아를 앞서게 됐다. 삼성전자와 점유율을 합치면 53.9%에 달하게 된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를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이 70%를 넘는 걸 감안하면 한국이 세계 메모리반도체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이번 인수 승인을 받기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내 정·재계 네트워크와 연락하고 설득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SK그룹 중국사업총괄인 서진우 부회장을 중국으로 보내 우시, 다롄 정부 주요 관계자를 만나고 중앙정부에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 승인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정호 부회장 역시 국내외 시장 관계자들에게 이번 딜이 SK하이닉스, 인텔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 딜임을 설파하는 등 최고경영진들이 나서서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인수 절차를 잘 진행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와 SS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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