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비슷했어도 주택에 따라 내년 보유세 상승폭이 30%포인트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마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다를 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가 달리 부과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전국 표준 단독주택 24만 채의 내년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표준 단독주택은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 산정 기준이 되는 일종의 ‘샘플’이다.
이날 공개된 공시가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A단독주택의 공시가는 올해 9억7500만 원에서 내년 11억300만 원으로 13%가량 오른다. 올해 10억6700만 원이던 서울 용산구 소재 B단독주택 공시가는 내년 12억2500만 원으로 14.8% 뛴다. 이 같은 공시가 상승 폭은 서울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 평균 상승률(10.56%)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이 두 주택의 예상 보유세를 추산한 결과 A주택 소유주의 보유세는 올해 287만1000원에서 내년 336만120원으로 17% 늘어난다. 반면 B주택 소유주의 보유세는 올해 235만5300원에서 349만1727만 원으로 47%가량 증가한다. 이는 두 주택 소유주 모두 1가구 1주택자이며, 고령자와 장기보유에 따른 종합부동산세 공제 혜택을 받지 않는다고 가정한 금액이다.
공시가 상승률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보유세 상승률에서 30%포인트가량 차이가 나는 것은 두 주택에 대해 내년부터 종부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종부세는 공시가 11억 원(1주택자 기준) 초과분에만 부과하는 데다 재산세보다 세율이 높아 공시가가 조금만 올라도 세액이 크게 늘어나도록 설계돼 있다. 두 주택은 공시가격이 내년에 11억 원을 넘으면서 종부세가 처음 부과된다. 내년 기준 A주택의 종부세는 1만3000원에 그친 반면 B주택 종부세는 54만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B주택 소유주는 A주택 소유주에 비해 재산세는 적게 내지만 종부세까지 합친 보유세가 더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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