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면서 ‘집콕족’들이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집콕족들에게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돌아서면 밥)’은 큰 압박이다. 집집마다 벌어지는 ‘끼니 전쟁’을 돕기 위해 요리 편의성을 높인 가전제품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을 모두 구비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주방가전 업계는 최근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형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기업은 테팔이다. 테팔은 올해 8월 국물요리부터 찜, 볶음, 디저트까지 매일 다양한 집밥을 하나의 가전제품으로 완성시킬 수 있는 ‘쿡포미’를 국내에 내놓았다. 2012년 프랑스에서 처음 판매된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판매 약 400만 대를 기록한 테팔의 스테디셀러다.
쿡포미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은 시간 효율성이다. ‘핸즈프리 오토쿠킹 시스템’으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한 후,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에서 안내해 주는 단계별 가이드만 따라 하면 레시피에 맞는 요리를 알아서 만든다. 알맞은 압력과 화력, 조리 시간은 물론 증기 배출과 보온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조리 과정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가능하다. 테팔 관계자는 “만들기 어려운 삼계탕, 리조또, 당근케이크, 식혜 등 100여 가지 음식을 이 제품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전기레인지 수요가 느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스레인지보다 안전하고 뛰어난 열효율을 통해 조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는 것.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약 80만 대 수준이던 전기레인지 연간 판매량은 매년 10만 대 이상씩 증가해 올해는 약 110만~12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쿠쿠전자는 최근 오븐이나 수비드 요리에서 사용되던 무선 탐침형 온도계를 아예 부속품으로 결합한 인덕션 ‘3구 화이트 셰프스틱 인덕션레인지’를 시장에 내놨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음식의 온도를 체크하기 위해 온도계를 찾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아이디어가 적용된 것이다. 탐침형 온도계의 부가적인 기능인 ‘끓어 넘침 방지 버튼’을 사용하면 요리가 끓자마자 본체가 자동으로 화력을 낮추기도 한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제품도 있다. 차와 커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교원그룹 웰스 ‘웰스더원 홈카페’가 대표적이다. 올해 4월 출시된 이 제품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크게 늘어난 ‘홈카페’ 문화를 노리고 개발됐다. 커피머신과 티메이커 등 각각의 전용기기를 따로 구비할 필요 없어 주방을 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효율적인 가사 노동을 위한 업체들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색 하이브리드형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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