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주택 보유세 완화… 고령자 종부세 유예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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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3월 완화방안 내놓기로… 고령자 주택 처분 때까지 납부 유예
1주택 보유세 올해수준 동결도 검토, 종중보유-상속 주택 稅경감 방안은
내년 1월초 별도 마련해 발표 방침


정부가 내년 3월에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식화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 개편 당시 거론됐다가 폐기된 고령자 종부세 납부유예제도를 재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속이나 종중 보유 주택에 대한 보유세 부담 방안도 내년 1월 초 별도로 내놓을 방침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1가구 1주택자와 투기 목적이 아닌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 중이다.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완화 대책은 3월에, 상속주택 및 종중 보유 주택과 공동체마을 및 협동조합형 주택 등의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은 1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1가구 1주택자 보유세 보완책으로 △현행 150%인 세 부담 상한을 조정하는 안 △2022년 종부세 과세표준 산정 시 기존 2021년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안 △고령자 종부세 납부유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세 가지 안을 소개한 뒤 “대안별 부담 경감 수준 및 효과 등을 검토한 뒤 내년 3월 중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도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안은 고령자 종부세 납부유예다. 60세 이상 1가구 1주택자이면서 전년도 종합소득이 3000만 원 이하이면 종부세 납부를 주택을 매각하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유예해주는 방식이다.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급등하는 상황을 보완하려는 대책이다. 5월 더불어민주당이 종부세 개편안을 준비할 때 정부안에 들어갔다가 국회 최종안에서 빠져 무산됐다.

여기에다 재산세와 종부세 합산 세액이 직전 연도 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한 세 부담 상한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세 부담 상한을 100%로 낮춰 사실상 보유세를 동결하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논의 중이다. 또 내년 보유세를 올해 공시가격을 이용해 산정해 공시가 현실화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2023년에 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내년 1월 초 발표할 세법개정안 후속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상속주택이나 종중 보유 주택처럼 부득이하게 보유한 경우 보유세를 줄여주는 방안도 내놓는다. 정부 관계자는 “당에서 모든 안의 효용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1주택 보유세, 올해 수준 동결 검토… “2년후 稅 급증 우려”
서민-중산층 1주택자의 보유세
내년 3월까지 완화 방안 마련… 올해 공시가 적용하는 것도 거론
전문가 “일시적 완화, 부작용 클 것… 세금체계 전반적으로 개편해야”



정부는 내년 3월까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상을 ‘서민·중산층 1가구 1주택자’로 한정했다. 이들에 한해 내년 세금을 올해 수준으로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보유세를 완화하는 단기 미봉책을 내놓는 데 그친다면 차기 정권에 세금폭탄이 전가되는 후폭풍이 우려된다.

○ 세 부담 상한 하향, 올해 공시가 적용 검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페이스북에서 보유세 부담 완화를 위해 언급한 세 가지 방안은 모두 1가구 1주택자에 한정된다. 이 가운데 보유세 세 부담 상한 조정안은 세금이 전년 대비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현재 재산세의 세 부담 상한은 105∼130%, 보유세는 150%(1주택)다. 전년 납부액을 기준으로 삼는 재산세와 달리 보유세는 전년 부과액을 기준으로 세 부담 상한을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150% 이상 나온 사례가 많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실질적인 세금 증가폭을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올해 공시가격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올해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반영되면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올해(19.05%)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대신 내년에도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세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는 효과가 있다.

홍 부총리가 이달 22일 ‘서민, 중산층’을 보유세 완화 대상으로 꼽았기 때문에 이 같은 보완 방안도 일정 금액 이하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도입된 재산세 감면 특례는 공시가격 9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종부세 납부유예제도 도입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정부 주도로 추진됐지만 8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 “일시적으로 세금 낮추는 미봉책 불과”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 세 가지가 가장 실효성이 크다고 판단해 부총리가 직접 언급한 것”이라며 “셋 중 하나만 선택한다기보다 이를 중심으로 적합한 정책 조합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했던 재산세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등은 우선 검토 대상에서 빠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세 부담 완화 대책이 더 큰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만약 정부가 1주택자의 세 부담 상한 하향 조치를 한시적으로 적용하거나 올해 공시가격을 내년 보유세 산정에 쓰면 2023년부터 세금이 더 많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재산세 상한은 그대로 둔 채 보유세 상한만 낮춘다면 재산세만 내는 공시가 11억 원 이하 주택 소유자보다 비싼 집을 보유해 종부세까지 내는 사람의 감면 혜택이 더 커지게 돼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1가구 1주택자만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고 다주택자와 법인에는 내년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같은 세금에 대한 과세표준 산정 기준 연도가 달라지는 혼란도 우려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해온 세율 강화, 다주택 중과 등의 문제는 놔두고 일시적 세금 부담만 낮춰주는 건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전반적인 세금 체계를 개편하고 정책 기조를 바꾸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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