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끼고 있으면 산소포화도 자동측정”…반지형 기기, 코로나 치료 활용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7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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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12.27/뉴스1 © News1
서울 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진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1.12.27/뉴스1 © News1
반지처럼 끼고 있으면 산소포화도를 계속 측정해 자동 전송하는 헬스케어 기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된다. 코로나19 환자가 스스로 산소포화도를 측정, 기록해야 하는 기존의 재택치료 방식을 개선하고 중증 환자를 신속하게 선별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는 이날부터 병원 내 중환자 일부에게 ‘카트원 플러스’라는 반지형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착용하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상태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다음 주부터는 병원 내의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서도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가 만든 카트원 플러스는 심전도(ECG) 센서와 광학센서(PPG)를 이용해 심박수와 심전도,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다. 측정된 데이터는 통신을 통해 자동으로 전송되고 스카이랩스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의료적 판단이 가능한 데이터로 다시 가공된다.

오성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상태 악화 여부를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인 산소포화도를 자동으로 잴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실제 의료 활동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 제조사와 협의해 계속 성능을 향상시켜왔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원내 활용에 이어서 다음달부터 경기 고양시의 코로나19 재택치료자 격리시설에서 이 기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재 정부 방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재택치료 키트에 포함돼 있는 손가락형 산소포화도측정기와 체온계로 하루 2회 직접 자신의 상태를 측정한 후에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상태를 기록한다. 환자가 직접 기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이 모니터링한 후에 증상 악화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령 환자 등의 경우 이를 정확하게 측정·기록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오 교수는 “환자가 상태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을 때 단순히 잊어버린 것인지, 신체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를 직접 확인하기가 힘들었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수의 의료진이 다수의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병원 측은 아직 완전하게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존의 자가 측정 방식과 병행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시장규모가 2027년 1400억 달러(약 1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활용 가능성을 의료 비상상황 속에서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으로 재택치료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도 내년 초에 확진자 임시병상에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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